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가 은행권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범 1년을 맞은 토스뱅크는 고객 500만명을 유치하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 서비스 혁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의 9월 말 기준 고객 수는 478만명으로 집계되면서 출범 이후 매달 약 40만명의 고객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빠른 고객 유치는 여신 확대로 이어졌다. 토스뱅크의 8월 말 기준 여신 잔액은 6조4000억원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대출 총량 규제로 9일 만에 대출 한도를 소진한 이유로 여신 영업을 중단한 이후 올해 1월부터 여신영업을 재개한 뒤 8개월만에 6조원을 거뜬히 넘기는 성과를 낸 셈이다.
업계 규모 1위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출범 1년간 고객 633만명을 유치하고 여신액 7조원을 달성했다.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든 케이뱅크는 같은 해 고객 수 71만명, 여신액 1조3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선 후발주자였던 토스가 1년 만에 카카오뱅크에 견줄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수용력도 업계 1위에 올랐다.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8월 말 기준 약 39%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30%를 넘겼다.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42%까지 수용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토스뱅크의 주 무기인 파킹통장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출범 당시 수시입출금 통장에 2% 금리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상품인 '2% 토스뱅크 통장'을 내놨다. 이는 곧바로 금융권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으며, 해당 상품은 8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 통장은 필요 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일복리'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금융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만 흑자 전환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관건이다.
토스뱅크는 올 상반기 12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엔 654억원, 2분기엔 589억원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분기 만에 적자 폭을 축소하긴 했지만, 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흑자 전환에 수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경우에도 흑자 전환에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을 위해선 경쟁력 있는 혁신 상품과 이에 따른 고객 추가 유치 등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예·적금 등 수신상품 라인업 강화도 요구되고 있다.
2% 토스뱅크 파킹통장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자 타사들도 유사한 방식의 파킹통장을 앞다퉈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금리는 연 2.5%,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는 연 2.20%다.
이에 토스뱅크도 지난 6일부터 파킹통장 금리를 연 2.3%로 인상하며 충성 고객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요즘같은 고금리 기조에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3.5% 이상 오른 상황이라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또 다른 혁신 상품이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토스뱅크는 앞으로도 중·저신용자 포용은 물론, 모임통장과 전세자금대출 등 신상품을 앞세운 여수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내게 맞는 금융상품 찾기'와 같은 등 고객 맞춤 서비스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내게 맞는 금융상품 찾기'는 고객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토스뱅크 앱 내에서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추가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당초 5년간 자본금을 1조원으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가파른 성장세와 주주사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8월 말 기준 자본금 1조35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흑자전환 시기는 2~3년 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본금 확대는 토스뱅크의 성장세와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