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0원 하락하면 30대 그룹 상장사의 수출액은 8000억원이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환율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3분기 평균보다 10원씩 하락할 때마다 30대 그룹 상장계열사(151개)의 4분기 원화환산 수출액은 이러한 규모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만약 4분기 평균 환율이 3분기 평균보다 20원이 하락하면 수출액은 1조6000억원이 준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평균 환율이 1170원(산업은행 전망)으로 떨어지면 현재 수준(3분기 평균 1240.9원)을 유지할 때보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원화환산 수출액은 5조7000억원이 줄어든다.
이는 3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 5년(2004∼2008년) 4분기 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바탕으로 추정한 올 4분기 매출액보다 3.2% 감소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또 평균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단가는 2.65% 상승,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4분기 평균 환율이 1170원일 경우 수출단가지수는 93.0까지 상승, 올해 최고치였던 91.5(8월)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출단가지수는 일정기간 우리나라 수출품의 평균가격수준을 측정해 지수화한 것이다.
반면 '고환율'은 수출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안겼다. 지난 1분기 평균 환율이 2005년 이후 최고치인 1415원을 기록하자 삼성전자와 LG화학, SK에너지 등 주요 기업의 수출제품 단가는 28.0∼80.0% 하락, 세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우리나라 수출의 결제 통화는 달러의 비중이 높아서 원.달러 환율의 변화가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이에 비해 환율이 하락하면 이들 상장사의 외화환산손익(외화자산 또는 외화부채를 환산할 때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환산손익)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외화부채가 외화자산보다 1.5∼4배가량 많은 이들 상장사의 특성상 4분기 평균 환율을 1170원으로 가정하면 외화환산이익이 1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2분기 이들 상장사의 당기순이익 증가분 10조488억원중 외화환산이익 증가분이 2조5138억원으로 25.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환율의 단기 급등락에 제한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면서 장기적으로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 정부의 정책과, 대외거래 결제통화를 다양화하고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기업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