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9곳 부채비율 40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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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9곳 부채비율 40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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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6월 03일 2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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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집단 40개 가운데 9개의 실제 부채비율이 400%를 넘길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4일 열리는 한국경제학회ㆍ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주최 심포지엄에 앞서 3일 공개한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방향' 발제문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4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9개의 부채비율이 400%를 초과하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40개 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이 175.73%로 계산됐다"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산 방식으로 구한 평균 부채비율 109.96%보다 65.77%포인트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차이는 부채비율 산정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공정위가 기업집단 계열사의 재무제표상 부채와 자산을 단순 합산해 부채비율을 계산하는 반면 김 교수는 기업집단 최상위 회사의 연결 재무제표를 합산한 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계열사의 개별 재무제표를 더하고 계열사 간 출자 등 내부거래를 빼는 `연결합산'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렇게 계산했을 때 부채비율 200%를 넘는 기업집단이 23개였고 전년 대비 부채비율이 100%포인트 이상 증가한 기업집단도 12개에 달했다"고 말했다.

GM대우와 삼성테스코 등 4개 기업집단은 부채비율이 500%를 넘었으며 금호아시아나, 두산, STX, 코오롱 등 5개는 400~500%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300~400%는 4개, 200~300%는 10개, 100~200%는 11개였고 100% 이하는 6개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연결합산 방식으로 계산하면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기업집단이 9개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금융지주회사의 건전성 문제도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이용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계산한 결과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지주회사의 BIS 비율이 모두 11%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일부 지주회사의 경우 미국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에 미달하기도 했다"며 "은행 건전성을 높이려면 자(子)은행이 아니라 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목표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최근 이뤄지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초 14개였던 주채무계열 약정 대상이 11곳으로, 다시 9곳으로 줄어든 데는 현 정권과의 친밀도나 기업 측의 로비가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정부 개입을 줄이고 투명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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