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탈선사고 이용객 반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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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탈선사고 이용객 반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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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보상금에 국가 이미지 훼손… 코레일 "할 말 없어"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최근 발생한 KTX 열차 탈선사고의 이면에 숨겨진 이용객들의 피해가 속속 고개를 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열차 지연에 따른 보상금 지급의 형평성 문제를 비롯 중간 기착지 무시 통과 등 코레일의 사고 후속조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센 것으로 파악됐다.

 

코레일은 기차역열차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안내 서비스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 기간이라는 점에서 '국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 KTX 1시간 지연 "보상금 지급 안 해"

 

양모씨는 지난 12일 오전 7 30분 경 동대구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 올랐다. 양씨가 서울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 30. 평소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열차 운행시간과 비교했을 때 1시간 이상 지연된 것이다.

 

전날(11) 오후 경기도 광명역 인근에서 발생한 KTX 탈선사고의 여파가 다음날까지 이어진 탓이다. 양씨는 KTX 이용 당일 오전부터 열차가 정상운행 된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10~20분 정도의 지연은 예상했지만 1시간 이상의 지연은 뜻밖이었다.

 

양씨는 코레일의 열차 지연 반환 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코레일의 규정에 따르면 KTX 승객의 경우 도착 시간 기준 20~40분 지연 시 25% 할인권, 40~60분은 50% 할인권, 1시간 이상 지연 시 100% 할인권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양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코레일 측이 지연에 따른 보상금은 한 푼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양씨는 서울역에 근무하는 코레일 직원에게 불만을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상부의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 이 직원은 양씨에게 불만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공론화 하라는 ''(?)을 알려 주기도 했다.

 

피해자는 비단 양씨뿐만이 아니었다.

 

열차 탈선 사고 이후 KTX를 이용한 외국인 승객들은 도착 시간이 1시간 이상 지연되는 사실 등을 뒤늦게 알고 당황해 하며 급히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사고 수습상황은 물론 열차지연 시간 등과 관련해 역내는 물론 열차 내 '외국어 안내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소비자는 열차 지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코레일 측의 임시방편으로 중간 기착지인 '수원'에 내리지 못하고 '서울'까지 왔다 되돌아갔다고 하소연했다.

 

코레일 측이 일부 KTX에 한해 천안~서울을 '무정차'로 운행했기 때문이다. 중간 기착지에 내려야 할 승객들의 시간적경제적 피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코레일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된 이용객들의 불만에 대해 '내부 결정'만 강조할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코레일 "할 말 없다"…'국가 이미지 훼손' 우려

 

이 곳 관계자는 "열차 출발 시간 기준 사고 당일(11) 오후 4시 이후에 운행된 열차에 대해서는 지연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을 통해 사고사실이 알려져 (열차 지연 사실이) 예고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고 사실을 접하지 못한 이용객이 있을 수도 있는데 '지연 사실이 예고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코레일의 자의적 판단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내부 결정이 내려져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외국인 이용객에 대한 안내서비스가 부족했던 점은 인정했다.

 

그는 "구체적인 지연시간 등 상세한 내용의 외국어 방송은 없었다""현장에서 영어방송 등을 진행할 여건이 안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정차' 운행에 대한 승객 피해 보상 등 이어진 기자의 질문에는 "확인해보겠다"는 말 뿐 답변을 회피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레일의 사고 수습 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가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직장인 김모씨는 "외국인을 겨냥한 쇼핑 관광축제가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는 이 시기에 KTX를 이용하는 외국인 수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고와 관련한 외국어 안내방송은 물론 보상까지 제대로 하지 않는 코레일의 행태에 국가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씨는 "코레일이 당장의 손실을 막는 데만 급급한 것 같다""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사고와 관련한 피해 승객들에게는 모두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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