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이 소비자피해 부메랑?
상태바
소비자고발이 소비자피해 부메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아용 카시트 안정성' 보도 후 가격↑… 얌체상술 내막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일부 유아용 카시트 판매자들의 '기회주의적'인 판매행태가 빈축을 사고 있다.

 

언론을 통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제품들의 판매가가 이전과 비교해 크게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비양심 판매자들의 '가격 담합'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각종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얇아질 대로 얇아진 가운데, 방송 이후 '슬쩍' 가격을 올린 판매자들의 '얌체상술'에 대한 엄마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소비자고발 방송 나간 뒤 카시트 값 급등"

 

생후 2개월 된 자녀를 둔 A씨는 유아용 카시트를 구입하기 위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던 중 KBS 1TV '소비자고발'을 보게 됐다.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판매도가 높은 16개 제품을 선정,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품질 비교 시험을 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제품별 품질을 시험한 뒤 점수를 매긴 '성적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A씨의 관심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다이치의 '듀웰카시트', 순성산업이 파코라반베이비에 납품한 '세이프오가닉 카시트' 제품으로 모아졌다.

 

방송 다음날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격을 비교하던 A씨는 깜짝 놀랐다. 하루 사이에 이들 제품 가격이 많게는 10만원 가량 오른 탓이다. 인터넷 쇼핑몰 판매자들이 할인폭을 대폭 줄여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이었다.

 

A씨는 "소비자고발 방송이 나간 뒤 카시트 값이 급등했다""방송의 힘이 크긴 한가 보다"고 씁쓸해 했다.

 

최근 소비자고발 '유아용 카시트 품질비교'편이 방송된 후 A씨와 같은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의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방송 이후 '우수 제품'으로 평가된 카시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불만 글 중에는 이번 방송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유아용 카시트 제조업체인 다이치와 순성산업을 탓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제품 판매가 급등이 이들 업체의 출고가 인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다이치와 순성산업 모두 회사 차원의 가격 인상 조치는 없었다. 방송 이후에도 제품 출고가는 방송 전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다이치 관계자는 "제품 출고가는 올라가지 않았다""일부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상품 가격을 자체적으로 올렸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순성산업도 제품 출고가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다이치와 호흡을 함께 했다.

 

제조업체 "출고가 변동 없어"…비양심 판매자 '담합'?

 

이들 업체의 주장을 토대로 할 때 방송 이후 해당 제품을 찾는 소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일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들이 자체적으로 제품 판매가를 올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자녀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는 엄마들의 심리로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 이를 판매고로 연결시키려는 일부 판매자들이 '가격 담합'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주는 '소비자고발'의 의도는 좋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방송 덕분에 그나마 싸고 품질 좋은 제품 가격이 10만원이나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방송 이후 카시트 제품 가격이 껑충 뛰었다""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제품을 아이에게 사주려는 엄마의 마음이 잘못된 것인지,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이용해 뜬금 없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판매자가 나쁜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