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민영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신한금융지주의 내분 사태 수습, 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 등 은행마다 굵직한 현안이 걸려 있어 인사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부행장 7명을 새로 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맞물려 인사 폭이 1~2명에 그칠 것이라는 금융권의 예상을 깬 것이다.
우리은행은 집행부행장 수(수석부행장 제외)를 기존에 12명에서 14명으로 늘렸다. 해외영업 강화를 위해 외환사업단과 글로벌사업단을 통합해 글로벌사업본부(부행장)를 만들고 준법감시인도 부행장급으로 격상시켰다.
우리은행은 기존 부행장 가운데 2명은 지주사 전무(김정한)와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조용흥)으로 이동한 만큼 이번에 실제로 퇴임하는 부행장은 3명이어서 예년보다 인사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종휘 행장이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권력 누수'(레임덕)를 막고 조직을 다잡고자 대규모 인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0일께 부행장과 본부장 인사를 한다. 8월 초 부행장 7명을 교체하는 등 대규모 임원 인사를 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점장과 직원 인사는 24일께 이뤄지며 지점장의 경우 승진 200명, 이동 200명 등 400명이 인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기업금융지점 77개 중 69개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커지는 개인금융지점의 지점장 70여명에게 본부장 대우 자격을 부여하고 수석 부지점장직도 신설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부행장 3명의 임기가 끝나며 내년 2월에는 전무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은 오는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임기가 끝나는 임원들에 대한 후속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퇴한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외에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일부 계열사 사장, 부행장 등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조만간 있을 수사결과 발표에 따라 임원 인사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주총 전까지 차기 최고경영자를 뽑을 예정이다. 내분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 회장직과 사장직을 합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하나은행도 이달 말 본부장 이상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부행장 6명과 부행장보 12명의 임기가 끝나지만,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임원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하나금융의 주요 경영진은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외환은행의 새 행장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외환은행 전·현직 출신 인사가 영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크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중 한 명이 기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은행장이 결정되면 나머지 한 명이 후임 금융감독원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일부 정부 부처 개각도 미뤄질 예정이어서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도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은행은 이달 중에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초에 임원과 지점장 인사, 조직개편 등을 단행할 계획이지만 아직 행장추천위원회는 구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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