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일단 봉합…여진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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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일단 봉합…여진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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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신한내분 사태가 겉으론 일단락 됐지만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14일 신상훈 사장 직무정지를 의결함에 따라 신한 내분 사태는 일시적으로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

하지만, 신한사태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중론이다. 신 사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신 사장뿐 아니라 라응찬 회장, 이백순 행장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라 회장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및 금융감독원 조사, 이 행장에 대한 재일동포 주주들의 해임 청구 소송 등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신한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이사회 절충안 선택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날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신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신한금융은 신 사장의 해임을 추진했으나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전에 신 사장을 해임하는데 부담을 느낀 사외이사들이 한 단계 수위가 낮은 직무정지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전성빈 이사회 의장은 브리핑에서 "양측의 의견을 들었으나 이사회에서는 진위를 판단할 입장에 있지 않고,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현재 시장의 걱정과 불확실성이 심하기 때문에 신 사장이 정상적으로 업무 수행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대표이사 사장 직무정지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전 의장은 "사법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자회사인 신한은행으로부터 배임 및 횡령혐의로 고소당한 신 사장이 현실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 사장은 이번 사태 전부터 사실상 경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사장직을 박탈하는 해임과 달리 직무정지는 일정 기간 업무 수행이 정지되지만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드러나면 정상 업무로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신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 사장의 업무 복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 사장은 당분간 검찰 수사 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 조직 추스르기 나설 듯
라 회장은 그룹 내분 사태가 봉합 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일로 신한금융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을 뿐아니라 주주와 사외이사, 임직원, 노조까지 사분오열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다.

신한사태 이후 일부 고객이 예금을 빼내 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사례도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라 회장, 이 행장을 지지하는 측과 신 사장을 지지하는 측이 나뉘어 반목하는 등 심각한 균열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라 회장과 이 행장은 대고객 사과문을 발표하고, 영업점을 돌며 직원들을 다독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한사태 2막 올랐다"
신한사태의 여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다. 검찰 수사 결과 신 사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신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며, 금융권에서 퇴출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 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의 비리를 폭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의 고문료 사용처를 둘러싼 논란도 복병이다. 라 회장과 함께 고소당한 이정원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전 신한은행 부행장)은 이사회 직전 기자들에게 "고문료의 일부를 라 회장도 썼다"고 주장했다.

만약 신 사장이 무혐의 판정을 받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역풍을 맞는 쪽은 라 회장과 무리한 고소를 주도한 이 행장이다. 두 사람에 대한 문책론이 제기되며 퇴진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의 실명제법위반 혐의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 중이어서 앞으로 조사결과에 따라 라 회장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찰 고소 과정에서 제기된 신 사장의 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혀 내부 통제시스템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금융권은 그동안 신한금융을 지탱해온 라응찬-신상훈-이백순의 '삼각편대'가 와해될 가능성이 크며 지배구조 재편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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