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고객 몰래 '카드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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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고객 몰래 '카드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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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대 피해 고스란히…대형 금융사고 우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현대카드가 회원동의 없이 자사 '카드론서비스'에 무단 가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수백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가 등장하기까지 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 측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고지가 미비한 대목과 관련해서는 일정부분 잘못을 시인했다.

 

◆ "'카드론 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피해"

 

지난 2005 9월부터 현대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지갑을 분실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안에는 물론 해당카드가 들어있었다.

 

문제는 박씨의 지갑을 습득한 누군가가 이 카드를 통해 총 700만원 정도의 금액을 부정 사용했다는 점. 알 수 없는 이유로 비밀번호와 같은 박씨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화근이었다.

 

그런데 박씨의 심기를 건드린 대목은 따로 있었다. 현대카드 측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카드론 서비스'에 가입시켜 피해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박씨의 확인결과 카드론 서비스 가입시점은 2006 2. 카드를 사용한지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업체 측이 자체 기준에 부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입시켰다는 전제를 깐다 하더라도 박씨는 가입기간이 턱없이 짧다.

 

사실상 현대카드 전체 고객들이 박씨의 경우와 연장선장에 있는, 즉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묻지마 식' 상품가입의 피해범주에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박씨는 "지금까지 5년이 다 되도록 (현대)카드를 사용했지만 카드론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나 (지갑을 습득한 누군가의) 부정사용으로 (피해금액 700만원 중) 5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현대카드 측이 임의대로 넣은 서비스로 인한 사고인데 이것을 내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비밀번호가 유출된 데 따른 고객피해의 경우 현대카드를 포함한 국내 카드사들은 보상불가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박씨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대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기자는 현대카드 고객만족센터에 카드론 서비스 가입여부를 물었다. "그렇다"는 답변이 관계자의 입을 통해 곧장 나왔다.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다른 복수의 지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론 서비스는 현대카드 이용자들 중 내부기준에 부합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대출 서비스다.

 

금융권의 대출과 같은 개념이나 전화를 통한 본인확인절차를 거쳐 간단하게 필요한 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안내나 고지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지"

 

박씨 처럼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상태에서 카드를 분실하는 경우 대형 금융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대형사고'의 단초를 현대카드 측이 만들고, 그에 따른 피해는 전적으로 고객에게 떠넘기는 '비정상적' 구조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의 관리가 강화돼 신용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 한도 증액은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게끔 돼 있다"면서도 "카드론은 (사용자 동의와 관련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나 이메일등 카드 사용자가 받는 청구서에는 카드론의 한도가 명기돼 있어 (사용자가) 확인이 가능하다""카드 이용약관에도 카드론과 관련한 내용이 설명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카드론 사용과 관련해) 사용자들에 대한 사전 안내나 고지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감원이 내놓은 규정상 문제가 없을뿐더러 청구서 등을 통한 간접 안내가 시행 중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의미나 현대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사용자는 "카드론은 '카드빚'과 그 속뜻이 다르지 않다""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제공하면 그만인 서비스를 제멋대로 확대해 피해자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현대카드의 정책적 실수이자 향후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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