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9일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며 사장직에서 자진해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최고의 도덕성을 유지해야하는 금융기관장임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범법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에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이날 신한금융 최고경영진과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신한사태가 해결의 가닥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이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라응찬 회장, 이 행장과 함께 일본 나고야 공항에 도착해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 회의장인 메리어트호텔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기자와 만나 자진 사퇴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러면 제 명예가 많이 훼손될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신 사장은 "결백이 나와야 나가서 다른 일을 하더라도 할 수 있다"며 "증거 없이 이뤄진 일을 묵인하듯이 넘어가면 다른 일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5개월 전부터 준비한 것을 당일 날 아침에 얘기하는데 왜 이렇게 급하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금융감독당국도 경유하지 않으면 못 믿고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행사와 관련 "라응찬 회장만 참석하려고 했지만, 주주 측에서 사장과 행장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젊은 사람들이 빨리 일할 수 있게 수습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을 개인이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일방적인 부분이 없는지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무고로 맞고소하면 해임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행사장 참석 전 기자와 만나 "(신 사장을) 고소하면서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했다"면서 은행 자체 조사에서 드러난 각종 탈법, 범법 혐의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여러 차례 말했지만,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며 "설명회 후 (분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라 회장은 "주주들이 걱정하는 데 와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나고야행(行)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채 행사장에 입장했다.
기내에서 나란히 옆자리에 앉았던 라 회장과 이 행장은 같은 차를 타고 12시쯤 메리어트 호텔에 도착해 행사장에 입장했으며 이어 신 사장도 행사장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