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딩금융그룹의 지위를 신한금융에 넘겨줄 처지에 대해 자성하고 지주와 은행의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신한금융처럼 강한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잇따라 내비치고 있는 것.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어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 가운데 뛰어난 회사를 꼽으라는 질문에 "신한금융이 잘한다"며 "리스크 관리 등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한다"고 치켜세웠다.
어 회장은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지난 6월15일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을 자주 만난다"며 "신한금융의 경영을 배워야 한다"고 예찬했다.
KB금융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신한금융에 추월당한 이후 격차가 커지면서 최근 3조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작년까지 2년째 KB금융을 앞섰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순익이 1조4천억원으로 KB금융의 2.5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직원 수는 2만6천여명으로 신한은행의 배에 달하지만, 상반기 순익은 4분의 1에도 못 미쳐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신한은행 직원에 비해 8분의 1에 불과하다.
어 회장은 "6∼7년전 KB금융이 좋은 금융회사였는데 신한금융에 역전된 것 같다"며 재역전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어 회장은 재역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은행 카드사업과 연구소, 전략그룹 내 홍보 업무 등을 지주로 이관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전략그룹은 신한은행처럼 재무그룹과 합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이르면 이날 전략그룹 통폐합 외에 상품그룹을 영업 관련 그룹과 합치는 등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임원 인사에서는 계열사로 옮기거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일부 임원이 물러나는 대신 전직 임원 일부가 복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6월초 지주사 위상 강화를 위해 국민은행내 행장추천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신한금융 방식의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를 만들어 회장과 지주 사외이사들이 행장을 선임토록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어 회장은 최근 벤치마킹을 위해 직원들을 현대카드에 보내는 등 규모가 작더라도 경영을 잘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가슴을 열고 배우자는 자세를 갖고 있다"며 "좋은 성적을 거둔 경쟁사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경쟁사를 뛰어넘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컨슈머타임스(Consumer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