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입주자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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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입주자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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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끝없는 추락에 입주자 불만…'티격태격'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전국 대부분 아파트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D건설 관계자)

 

부동산경기가 최근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입주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업체와 소비자간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부실시공' 논란이 중심에 있으나 건설사들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분양 당시에 비해 아파트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해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된 계약자들이 이를 빌미로 건설업체와 일종의 ''을 시도하고 있다는 푸념이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건설사는 건설사대로 감정의 골만 깊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아파트 가격 하락, 입주민 짜증

 

지난 5월 입주가 시작된 수원 매탄동 이편한세상. 대림산업과 ㈜삼호가 시행과 시공을 각각 맡은 이 곳은 근래 들어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이제 막 지은 아파트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되고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입주민들은 인터넷 포털싸이트에 동호회를 개설하고 집단 대응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은 위브 하늘채(두산건설), 데시앙(태영건설) 인근 아파트 단지들도 다르지 않다.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이 큰 폭으로 하락, 입주민들의 짜증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매탄위브하늘채 155.37㎡의 경우 지난 2008 5월 입주를 시작한 이래 최고 8억원까지 거래됐으나 7월 현재 2억원 정도 하락한 6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매탄 주공4단지 49.58㎡의 경우 2007 2 27000만원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4000~5000만원 정도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입주자들의 기대심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는 얘기다. 여기에 '부실시공'으로 보이는 일부 세대 하자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나 다름 없다.   

 

오갈 곳 없는 '분노의 불길'은 시행-시공을 맡은 건설사로 옮겨 붙는 양상을 띄고 있다. 법에 따른 각 건설사들의 하자보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집단 소비자 움직임이 한 예다.

 

D건설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아파트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수도권뿐만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분양가 대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입주자들의 항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공사만 하면 되는 일부 아파트 하자를 앞세워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 달라던가, 중도금 이자를 없애달라던가, 분양가를 할인해 달라던가 하는 요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건설사의 비용부담이 커 다 들어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동호회가 무섭다. 건설사들이 많이 힘들어졌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시공)이다 보니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일부 입주민들은) 무조건 '부실', '하자'로 연결 지으면서 ''을 시도한다""건설사 입장에서야 법에 규정된 대로 하자보수를 진행하면 그만이지만 그 경우 (입주민들과의) 감정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인터넷에 아파트 단지별로 (입주민) 동호회가 활성화 돼 있어 하자보수를 대충 할 수 없다""동호회가 무섭다. 건설사들이 많이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입주민들의 입장은 달랐다.

 

A씨는 "우리가 (건설사에게) 괜한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아파트에 애초부터 하자가 없었다면 불만을 제기한 입주민들은 없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B씨는 "피해 입주민들의 정당한 주장이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인해 퇴색되고 있다""건설사에게서 뭔가 얻어내려는 듯한 집단 움직임으로 오해하는 시각이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나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발주물량 하락에 따른 수주잔고 급감에 재정악화가 걱정되는 건설사. 아파트 가격 급락에 자산규모 축소가 염려되는 소비자.

 

어두컴컴한 터널 속을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불편한 '양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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