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투싼·스포티지...티구안 출시로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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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투싼·스포티지...티구안 출시로 '설상가상'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6월 11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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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마케팅 강화로 맞불 놓나
▲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SUV '투싼·스포티지'가 내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사진 왼쪽부터 투싼과 스포티지.
▲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SUV '투싼·스포티지'가 내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사진은 투싼(왼쪽)과 스포티지.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최근 판매량 감소세가 확연한 현대·기아자동차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스포티지가 또 다른 장애물에 직면했다. 지난달 강렬한 국내시장 데뷔에 성공한 폭스바겐 '티구안'이 그 주인공이다. 향후 준중형 SUV 시장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현대·기아차 자체 집계결과에 따르면 투싼과 스포티지의 5월 판매대수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32.9%, 21.4% 감소한 2966대, 2856대로 집계됐다.

두 차량의 판매 실적은 올해 들어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차량별 지난 1~5월 누적 판매대수는 투싼, 스포티지 각각 1만4781대, 1만4638대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5.9%, 15.1%씩 감소했다.

특히 갈수록 감소폭이 확대되는 데에는 투싼·스포티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오는 3분기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영향이 크다. 업계선 대기수요가 발생해 기존 모델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소비자들의 관심이 코나, 티볼리 등 소형 SUV와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 SUV로 양분되면서 다소 애매한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준중형 SUV의 입지가 위축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부터 정식 출시된 폭스바겐 준중형 SUV 티구안이 인기를 끌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투싼·스포티지에게는 새로운 도전 과제가 주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신형 티구안은 지난달 1200대 판매되면서 BMW 520d(1239대)에 이어 판매량 2위 모델에 등극했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함을 감수하고서도 국산 모델들과의 경쟁에서 나름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디젤 게이트'를 딛고 다시 판매를 재개한 직후 얻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신형 티구안의 인기비결로는 오랫동안 폭스바겐 모델을 기다려준 국내 충성고객층이 꼽히지만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신형 티구안은 시장에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차량 스펙을 잘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형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모듈형횡적(MQB) 플랫폼을 바탕으로 설계된 최초의 SUV다. MQB 플랫폼은 구조적 유연성을 지녀 차량의 디자인과 비율, 중량 등을 개발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기존 티구안의 약점으로 지목된 협소한 적재공간이 이번 신형 모델에서 확장됐다. 신형 티구안의 전장, 전폭이 전작 대비 각각 55mm, 76mm씩 늘어나면서 트렁크 적재 공간이 기존 470리터에서 615리터로 증가했다.

기존 차종에 적용된 MQB 플랫폼 구조를 조정해 티구안을 설계하면서 신형 모델의 생산 단가도 낮아졌다. 이를 통해 폭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의 가격을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신형 티구안의 가격대는 3860만~4750만원이다.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전작 2016년형 티구안의 국내 판매가와 차이가 40만~8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티구안은 수입 브랜드 차종 중 국내 베스트셀링 차종으로 (국산 경쟁차종을 위협할) 다크호스 모델로 꼽힌다"며 "폭스바겐이 티구안에 최신 플랫폼을 도입해 상품성을 높이면서도 마진율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인 게 소비자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위협적인 경쟁자의 등장에 오는 3분기 최신 모델 출시를 앞둔 각사 차종에 대한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사회초년생의 차량 구매를 지원하는 구매프로그램 '뉴 스타트 페스타'에 투싼을 이달 추가했다. 지난 4월 이전 생산된 투싼 차량 구매 고객에게는 현금할인 70만원에 1.9% 저금리나 30만원 캐시백 등 혜택이 제공된다. 또 5년 이상 기존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투싼을 구매할 경우 30만원이 지원된다.

기아차는 이달 스포티지 구매고객에 대한 현금할인 혜택을 전월보다 10만원 늘렸다. 또 기존에 5년 이상 차량을 보유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스포티지 출시 25주년 프로모션' 혜택을 50만원 가량 낮춘 대신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1.5% 저금리와 최대 110만원 현금할인과 경품을 내건 구매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혜택 적용폭을 넓혔다.

업계선 이 같은 노력과 함께 국산 준중형 SUV만의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별모델간 경쟁만큼이나 세그먼트간 경쟁에서 점유율을 지켜내는 게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큰 만큼 3분기 출시되면 판매량 회복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가격경쟁력, 상품성 등 스펙에서 준중형급만의 강점을 발휘해야 시장 입지를 확대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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