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지주사 전환 추진하는 '세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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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지주사 전환 추진하는 '세가지 이유'
  • 정수남 기자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15일 0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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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로 경영안전성 제고·업황 난조극복·비조선사업 독자생존 구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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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경영 투명성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근 국내 재계에 지주사 전환 바람이 불고있다.
2000년대 GS가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롯데그룹과 효성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다 최근 이를 백지화 했으나, 재계의 지주사 전환은 국내 경제민주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떠올랐다.

▲ 서울 안국동 현대중공업그룹 사옥. 정수남 기자
▲ 서울 안국동 현대중공업그룹 사옥. 정수남 기자

[컨슈머타임스 정수남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로보틱스를 앞세워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른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3개 계열사의 지분 취득을 위해 1조77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사안으로, 올해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4월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 앤 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등으로 기업을 분할했다.

이들 기업이 지닌 채무를 떼어내면서 그룹의 재무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 분할 전 15조2934억원이던 부채는 분할 후 11조137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98%로 낮아졌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 추진은 업황 난조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조선업 침체가 길어지면서 수주를 통한 선수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이 회사의 수주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지주사 전환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이은 올해 1∼5월 수주한 선박은 62척(옵션 포함)으로 전년 동기(12척)보다 42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주액도 38억달러(4조3000억원)로 올해 수주 목표(75억달러)의 절반을 이미 넘겼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업 구조 안정화도 지주사 전환 결정에 힘을 보탰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TLP. 현대중공업 제공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TLP. 현대중공업 제공

이 회사는 기업 초기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주력인 조선과 비주력 사업의 안정을 도모했으나, 현재는 비주력인 기업의 매출이 연간 4∼5조원에 이르는 등 독자 생존을 위한 충분조건을 갖췄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한 관계자는 "현재 각각 사업이 성장단계로 진입하는 등 업종 특성에 맞는 생존 전략을 마련할 시기를 맞았다"면서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현대보로틱스가 이들 기업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경영 투명성과 재무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지주사 전환이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의 사업 성장과 배당 확대 등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증자가 완료되면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보유 지분율은 26.19∼28.45%로 확대, 지배력도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현대로보틱스는 현금 창출력이 탁월한 정유사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한편 2020년 모든 선박은 천연가스(CNG)엔진 의무 장착으로 내년부터 선박 발주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계 조선업황이 회복과 함께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업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업계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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