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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사업부 사상 최대 실적...조성진이 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에 이어 신임 의장으로 조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는 LG그룹이 확실한 성과를 보인 조 부회장에게 전권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말 LG전자는 당시 경영 총괄 업무를 맡던 구본준 부회장을 지주사 LG로 이동시킨 후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조준호 MC 사업부 사장, 조성진 H&A 부문 사장 등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각 사업부문마다 부문장이 최종결제 권한을 가지면서 사업부 자율권을 보장하고 의사결정도 빠르게 하려는 의도였다.
1년 후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해 MC 사업부가 1조 25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H&A 사업부는 영업이익 1조334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대비됐다. 이에 회사 전체를 아우를 리더십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적임자로 조 부회장이 선택된 것.
조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겸임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그만큼 LG전자가 느끼는 절박함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윤승영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권한이 1인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꼭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주인공이 오너 일가 일원이 아닌 내부 승진한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변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읽히는 조치다"라고 말했다.
◆ '세탁기 대명사' 조성진...과연 LG전자 살려낼까
조 부회장은 1976년 용산공업고등학교 졸업 후 LG전자 전신 금성사에 입사했다. 당시는 국내 세탁기 보급률이 0.1%도 안 되었고 일본 업체에 대한 기술 의존이 절대적이었다.
갓 입사한 그는 일본을 넘어서는 세탁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고 한우물을 판 결과 세탁기의 대명사가 됐다. 세탁통과 모터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DD(Direct Drive) 모터와 듀얼 분사 스팀 드럼 세탁기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2001년 3월 LG전자 세탁기연구실장 상무로 승진하며 고졸 출신 첫 임원이 된 조 부회장은 2013년엔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H&A 사업부를 LG전자 간판으로 키워낸 그는 입사 40년 만에 위기의 회사를 살릴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
조 부회장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H&A 사업부의 실적도 이어가면서 지난해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MC 사업부도 살려내는 것이다. 로봇, 인공지능 사업 등 신 성장 사업을 잘 키워야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조성진 체제에 대해 시장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MC사업부 적자 축소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 올해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781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