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LG 스마트폰, 북미 시장 사활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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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LG 스마트폰, 북미 시장 사활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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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실적 부진 타개책 '승부수' …"브랜드 경쟁력 강화 필요"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잇따른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몰린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부가 북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전 세계로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는 대신 지역별 집중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방향타를 잡는 일종의 '승부수'로 해석되고 있다. 

북미지역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재개를 노리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 확산에도 힘쓰며 북미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북미시장, LG 글로벌 진출 위한 '전초기지'

4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신 전략 스마트폰 'V20'의 제품 발표회를 오는 7일 서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V20은 LG전자가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기기로 전∙후면 듀얼 카메라와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G5'에서 선보였던 모듈방식은 적용되지 않았다.

LG전자는 V20의 물량 분배를 한국과 북미지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잇단 실적 부진으로 여력이 부족한 LG전자 MC사업부로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북미지역은 LG전자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있는 땅이다. 지난 2분기 북미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을 살펴보면 LG전자는 16.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 LG전자가 화웨이, 오포 등 현지 업체에 밀려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과 대조된다. 인도에서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전초기지'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장의 실적 개선은 어려우나 신제품의 면밀한 타겟 소비자 설정을 통해 이익을 늘려 나가겠다는 것.

현지에서 LG전자의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브랜드 인지도가 탄탄하다는 점도 선전 요인이다.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 올 상반기 7조9758억원의 매출을 올려 북미 사업 비중이 29.1%로 늘어났다. 3분의 1에 육박하는 셈이다.

실제 V20의 전작인 'V10'는 북미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출시된 V10은 북미지역에서 9초에 1대씩 판매되며 출시 1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45만대를 달성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폰 이외에도 LG전자는 북미지역 보급형 스마트폰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비중은 글로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보급형으로 실적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북미,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보급형 제품군인 'K'와 'X시리즈'의 판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X시리즈는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발매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 "브랜드 강화∙보완이 필요한 때"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과 콘셉트 발굴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플랫폼∙모델 수 정형화를 통해 좀 더 많은 모델이 아니라 효율적인 모델 운용을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양대 경영학과 한상린 교수는 "북미지역은 그 상징성이나 규모 면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LG전자는 결국 지속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끊임없는 시도를 할 것이며 또 그렇게 하는 게 정석적인 전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LG전자 제품은 품질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그동안 마케팅∙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제품 경쟁력만큼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더 신경 써 보완을 이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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