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호텔신라(사장 이부진)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 부진 속에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분의 1 토막'이 나는가 하면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의 초라한 수치에 머무른 상태여서, 사내 안팎으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콘래드', '포시즌스' 등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의 추가 개점이 예고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이렇다 할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지속 가능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면세사업 부진 장기화 왜?
7일 유통·증권가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95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잠정)은 187억원, 당기순이익은 28억원.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3%, 81.4%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우울한 실적을 방증하듯 호텔신라 주가는 1년 새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작년 8월 최고점인 14만1500원을 기록한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5일 5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면세사업 부진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을 끌어내린 원인으로 꼽힌다.
면세점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서울시내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촉비 등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약해졌다"며 "아울러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영업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진 것이 실적을 끌어 내렸을 것이다. 인천점의 경우도 영업면적 축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연말 서울시내 면세점 4곳이 추가될 경우 수익성 둔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텔신라 하반기 실적을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아 넣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호텔신라가 지속 경쟁력 면에서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여행객 수요에 힘입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줬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악조건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 장기화까지 겹쳐 이렇다 할 분위기 반전 요소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비즈니스호텔은 물론 '힐튼', '하얏트', 콘래드, '인터콘티넨탈', 포시즌스 등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은 기존 입지를 좁히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경쟁 심화 영업이익 떨어졌어"
이부진 사장은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 등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호텔신라는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과 질적 혁신을 바탕으로 건실 경영체제 확립의 해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었다.
올해 남은 일정과 환경을 감안했을 때, 이는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상반기 매출액만 보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떨어졌다"며 "(외부에 공개하긴 힘들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세사업) 싱가포르의 경우는 호전되고 있다"며 "아직 적자이긴 하지만 월 단위로 보면 올해 안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