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의 '굽은' 손과 발…굴곡진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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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의 '굽은' 손과 발…굴곡진 '발자취'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7월 20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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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병 종아리 근육 26% 감소…만성 신부전 까지 겹쳐
   
▲ 이재현 회장의 굽은 양 발. 종아리 근육은 2012년 말 대비 26% 감소했다. 희귀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이 원인이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걷는 것도, 숟가락을 잡는 것도 모두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누워있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자력행동'은 없다고 합니다. 마땅한 수술적 치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변인들의 안타까움만 늘어간다고 합니다.

순탄치 않았던 그의 인생사랄까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굽은 손과 발은 병상 위에서 앙상함만 더해가고 있었습니다.

◆ 인구 10만명당 36명꼴 '샤르코-마리-투스병'

재계 총수들이 환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희화화' 거리가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개그맨들의 단골 '웃음소재'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벗어나고자 동정여론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연기' 정도로 치부돼 왔던 까닭입니다. 이재현 회장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었습니다.

그의 최근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에 근육은 없었습니다. 움켜쥐는 기능 자체가 상실됐다고 합니다. 근육위축 영향인 듯 발등은 비정상적으로 솟아 올라 있었습니다.

종아리 근육은 2012년과 비교해 26%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발가락마저 크게 굽어 '가만히 서있기' 조차 안 된다고 합니다. 체중은 불과 52~53kg. 인구 10만명당 36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상태가 심해지는 경우 척추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과 '고관절 변형'도 동반된다고 합니다.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고 합니다. 진행을 늦추는 재활치료가 전부라고 합니다. 전문가의 규칙적인 도움이 필수조건이라는 후문입니다. 

이재현 회장은 만성 신부전증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신장기능이 떨어진 후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증상입니다. 그야말로 '종합병동' 입니다.

그의 인생사와 닮았다는 재계 인사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순탄치 않았다는 겁니다.

이재현 회장은 삼성가의 장손입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아버지입니다. '잘 나갈 것'이란 세간의 평가는 예상을 비켜갔습니다.

이맹희 전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그룹 승계 싸움에서 밀린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뒷방'에 앉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형제들 사이의 다툼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이재현 회장은 말수가 극도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성격도 내성적으로 바뀌었다는 후문입니다. CJ그룹을 이끌면서도 이 같은 모습은 한결같았다고 합니다. 일종의 '트라우마'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재계가 이재현 회장을 두고 '은둔의 경영자'로 칭하게 된 배경입니다.

그의 조용한 발걸음은 문화사업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식품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장기간에 걸친 '밑그림'에 본격적으로 채색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재현 회장의 손과 발.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의 근육이 모두 빠져있다. 근육위축으로 발등이 솟아오르고 발가락이 굽어있다.

◆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세계적 규모의 K컬처 페스티벌 'KCON(케이콘)'과 글로벌 음악 축제 'MAMA(마마, Mnet Asian Music Awards)'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한류(韓流)를 지구촌 곳곳에 전파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이재현 회장의 공백 장기화가 원입입니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는 아무래도 빠른 판단과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응대할 수 없다는 점은 기업 경영에 치명타입니다.

이재현 회장은 19일 대법원에 재상고 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습니다.

이를 두고 그룹 차원의 고민이 깊었다고 합니다. 여론에 어떻게 비쳐질까를 염려했다고 합니다. 2013년 7월 18일 구속 기소된 뒤 10차례나 구속집행정지나 정지 연장을 신청해 왔기 때문에 부담이 됐을 것으로 추측 됩니다. 

고심 끝에 외부로 전달된 메시지는 간결했습니다. 'CJ가 위태롭다'는 식의 핑계 아닌 핑계는 과감히 들어냈습니다.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

원칙과 관용의 타협점이 새삼 궁금해 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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