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 AR게임 열풍 넥슨·엔씨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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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GO' AR게임 열풍 넥슨·엔씨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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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등 대비책·연구부서 실종…"기업들과 협력 필요"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닌텐도의 모바일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GO'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장·단기적 차원의 대비책은 물론, AR 연구부서마저 실종된 '바닥'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쟁사에 대한 정보 수집 미비와 실무진들의 '현실 안주'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AR게임 인기 끄는데…넥슨∙엔씨∙넷마블, 연구부서도 없어

1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켓몬 GO의 초반 인기몰이가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정식 출시 하루 만에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일 사용자 수가 트위터를 추월하고 사용자 당 이용 시간은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등 미국, 호주 지역에서는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기능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원도 속초, 고성 등지에서 실행 가능하다는 점이 밝혀진 이후 서울~속초 구간 고속버스 대부분이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포켓몬 GO를 테마로 한 여행상품도 등장했다.

실제로 포켓몬 GO 열풍이 불고있는 속초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포켓몬 GO 이용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개시한 음식점, 가게들이 생겨났다. 속초시 당국도 이에 적극 동참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의 성공 외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AR∙가상현실(VR)∙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주가도 함께 오르는 모습이다.

문제는 아직 국내 게임 기업들의 AR 기술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모두 AR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부서를 따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모바일과 VR에 더 집중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안정적인 수입원을 고집해 새로운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로의 플랫폼 전환이 늦어져 미국∙중국 게임사에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당한 위기상황임에도 불구,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선점 의지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들린다.

정부도 AR 시장 활성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눈치다.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의 게임 플랫폼 지원은 대부분 VR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AR은 스마트폰 붐이 일던 2000년대 후반 국내에서 촉망받는 기술이었다.

'스캔서치', '오브제' 등 애플리케이션들의 등장으로 AR이 관심을 끌던 시기가 있었지만 기술개발이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성장이 제한됐다. 정부∙대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넥슨 관계자는 "AR에 대한 연구부서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 개발 중이거나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게임은 없다"며 "시장상황을 계속 예의주시 하고 있으며 AR 게임 등 향후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게임 개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AR 기업들 영향력 작아…거대 게임사 협력 필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R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사례와 정보들을 모아 시장 변화에 대비 중"라며 "인공지능(AI)이나 VR 같은 경우는 별개의 연구센터가 존재하지만 아직 AR기술에 대해서는 따로 연구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포켓몬 GO가 국내 AR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AR은 올해 초 VR이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주목 받을 만한 계기가 부족했다"며 "포켓몬 GO가 앞으로 AR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1개의 사례로써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게임에 뿌리를 두고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국내 게임사들의 경우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는 게 1차 과제이기 때문에 AR 등 신기술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며 "아마 내부에서는 다음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검토 단계로써 AR를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AR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단편적인 상황"이라며 "이들은 시장에서 영향력이 작기 때문에 거대 게임사가 이러한 업체들을 인수하거나 게임 퍼블리싱을 도와주는 등 협력을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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