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풀무원 '헛발질' 마냥 즐겁지 않은 경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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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풀무원 '헛발질' 마냥 즐겁지 않은 경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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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코웨이 '고초' 속 '불똥' 우려…"신뢰 회복 쉽지 않아"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롯데, 옥시, 코웨이, 풀무원 등 일부 기업들이 각종 비리의혹에 얽혀 고초를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 역시 편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반사이익'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매출호재는 분명한 반면, 언제든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로 파악됐다.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식의 위기감이다.

◆ 사회 이슈, 기업 매출에 즉각 영향…기업들 노심초사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홈쇼핑, 호텔롯데, 대홍기획 등 계열사들을 거치며 그룹 전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의 경우 6개월간 프라임타임(오전·오후 8~11시) 영업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이번 처분으로 롯데홈쇼핑과 경쟁 관계에 있던 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업체들은 올 9월부터 반사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기존 4000억원 가량의 롯데홈쇼핑 매출이 경쟁 업체로 이동할 것으로 추산된다. 심할 경우 롯데홈쇼핑의 업계 3위 자리도 위태롭다는 예측도 나온다.

경쟁사의 악재는 자사의 도약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자칫 한 기업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기업 평판이 매출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산업 분야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소비자들의 신뢰가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식품∙생활∙건강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옥시와 코웨이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가해 기업으로 지목돼 전국 할인마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대체 상품군을 보유한 LG생활건강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LG생활건강 역시 자사 '119 가습기 세균 제거제'의 성분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던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고조돼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돼 논란을 빚고 있는 코웨이는 정수기 판매 성수기인 여름철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예상 손실액만 약 1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청호나이스와 동양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 정수기 제조사들은 코웨이 논란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제품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좋지 않은 소식이 소비자들의 입방아를 타고 시장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직원 간 폭행사망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풀무원이나 경영자의 '갑질 논란'으로 인해 오너리스크에 빠진 MPK그룹, 몽고식품 등 식품업계의 상황도 순탄치 않다.

풀무원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72.6% 줄었고 MPK그룹의 국내 사업실적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몽고식품도 점유율이 70%나 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업계의 이들 업체 2분기 실적 예상도 좋지 않다.

이들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던 CJ제일제당, 샘표식품, 도미노피자 등도 일시적 수혜를 누리고 있으나 편치 않은 모습이다.

◆ "떨어진 소비자 신뢰, 회복 어려워"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여느 때보다 기업들 사이에 평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의 전략적 위기 관리능력에 대한 필요성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한번 소비자들의 믿음을 잃어버린 기업이 다시금 이전 매출규모와 신뢰수준을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 전파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등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대체품∙기업을 찾는 일도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서비스 상의 하자와 더불어 오너리스크도 원인은 다르지만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져버린다는 측면에서 마찬가지 문제"라며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고 사회적인 공헌활동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전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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