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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모바일 플랫폼 강자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스타트업들이 카카오를 '약탈자'라 부르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모바일 플랫폼 사업에서 카카오가 스타트업의 '통로'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에 '약탈자'는 너무 가혹한 평가라는 거죠.
◆ 분야 불문 '우후죽순' O2O 서비스
카카오는 다음 메일과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를 필두로 미디어·콘텐츠, 게임은 물론 모바일 생활기반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 등 가히 모바일 플랫폼 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작년 카카오의 연간 연결매출은 9322억원, 영업이익 884억원, 당기순이익 7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3630억원, 영업이익 413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3%, 영업이익은 261.6% 늘어난 수치입니다.
카카오가 포털업체 다음을 인수한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인수합병으로 덩치가 커진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웹툰'·'카카오 뮤직'·'카카오TV'·'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미디어&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IT 업계 트렌드에 발맞춰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의 핀테크 서비스에도 발을 들였죠.
이 회사는 특히 '카카오택시'의 성공에 힘 입어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 내비', '카카오지하철' 등 모바일 생활기반 플랫폼 사업에서의 공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오프라인 뷰티 산업과 모바일을 연결했는데요. 12일 출시된 '카카오 헤어샵'이 그겁니다. 이 서비스는 미용실 검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O2O 수익 모델 사업의 하나입니다.
카카오 헤어샵을 이용하면 원하는 시술의 가격, 서비스 형태를 이용자가 미리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약과 동시에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인거죠.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카카오홈클린(가사도우미)', 주차서비스 등 신규 O2O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카카오는 새로운 O2O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관련 스타트업을 대거 인수했습니다.
작년 5월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 지분 100%를 인수해 올 1월 국내 사업을 양도 받아 카카오내비를 서비스 중이구요. 2월에는 주차장 검색·예약 애플리케이션 '파크히어'를 서비스하는 파킹스퀘어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또 작년 10월에는 뷰티 플랫폼 회사인 하시스인터넷의 지분 51%를 매입해 자회사로 인수해 카카오 헤어샵 서비스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시스는 '헤어짱', '뷰티짱' 등 브랜드를 통해 미용실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카카오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데 쓴 금액만 해도 업계 추정치로 최소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IT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는 '기술 스타트업이라기 보다 사업 아이디어로 움직이는 큰 스타트업 느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기술개발이나 생태계 형성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문제는 이처럼 공격적인 O2O 서비스 사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고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반응이 없다 싶으면 곧장 중단하는 사례가 잦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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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생태계 파괴? "기존 시장 침해 아니다"
'카카오토픽', '다음 키즈짱', '다음 클라우드', '마이피플', '다음 뮤직', '다음 캘린더', '카카오아지트', '카카오헬로', '카카오앨범' 등 다수의 서비스가 합병 이후 사라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의 사업 패턴을 계속 이어간다면 모든 오프라인 업종을 잠식할 수도 있다"며 '메신저-검색' 각각 개별의 규제법을 만들어 독과점 사업을 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의 사업 확장에 따라 장래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벤처 신화'에서 '약탈자'라 불리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는 스타트업 인수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재무상태 악화도 우려됩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기존 시장 침해가 아닌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소비자 편익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카카오 경영진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 상권 침해 논란 속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카카오가 영세상인,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수익 확보'와 '혁신 기업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