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 알뜰폰 '계륵'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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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정체' 알뜰폰 '계륵' 전락하나
  •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7월 21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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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10%대 '저질 서비스' 오명…"센터 확충 등 투자 늘려야"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알뜰폰' 사업이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

10%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점유율로 이렇다 할 '성장 모멘텀'이 없는 데다, 낮은 서비스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통신요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이용료가 싸다는 장점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 알뜰폰 가입자 600만, 사업자는 '적자'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정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정부의 대국민 통신비 절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8월 도입됐다.

알뜰폰 고객은 기존 이통사보다 20~50%까지 저렴한 요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대기업 이통사와의 경쟁 속에서 10%대의 점유율은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저질' 사후 서비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점유율마저 정체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알뜰폰의 올해 1~4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1월 10.2%, 2월 10.4%, 3·4월 모두 10.5%로 사실상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수도 올해 1월 604만여명, 2월 614만여명, 3월 625만여명, 4월 628만여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룡 이통 3사 틈에서 알뜰폰 점유율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선방한 수준일 수 있다"며 "올해 들어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이끌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점차 서비스의 '높은 품질'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성장 정체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알뜰폰 사업자들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알뜰폰 업체에는 SK텔링크, CJ헬로비전 등 소수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규모가 작다. 작년 28개 알뜰폰 사업자는 5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알뜰폰 도입 이후 누적된 적자 규모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부터 전파사용료를 내야 하는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면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는 '알뜰폰 지원정책'을 통해 전파사용료 면제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재부에 알뜰폰 사업자들의 전파사용료 감면 조치를 3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알뜰폰이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 선 만큼, 계속해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응대 서비스가 부실하고 음원·동영상 할인과 유선인터넷 결합상품 등 부가 혜택이 없다는 이유로 알뜰폰 2년 약정이 끝난 고객들이 이통 3사로 돌아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개인정보보호 등의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

또한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통사의 멤버십 할인은 일상 생활비에도 영향을 끼칠 만큼 쓰임새가 다양하다. 반면 알뜰폰의 멤버십 포인트 또는 할인 혜택은 기존 이통사에 비해 매우 적다.기존 이통사의 회선을 빌려 쓰는 서비스라는 특성 때문에 이통 3사에 비해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알뜰폰은 이통 3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 없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알뜰폰 업계는 올해 말까지 점유율을 1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도 알뜰폰 비중이 12∼13%대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박리다매는 수익 모델이 단순해 이용자 성장세가 꺾이면 금세 타격을 받는다"며 "고객이 줄면서 투자 여력이 없어지고, 서비스 질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은 이제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라며 "(알뜰폰 시장이) 양적 성장을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숨 고르기를 하며 이용자 보호, 개인정보보호 등의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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