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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한국GM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가 에어백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같은 차량과 에어백의 종류와 개수가 다르기 때문이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에어백 교체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GM은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실상 무시하고 있습니다.
한국GM은 북미차량 기준으로 마케팅을 벌여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유사 상황 재발을 막는다는 취지로 국회가 새로운 법안을 발의한 상태인 만큼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미국보다 에어백 품질 낮고 개수도 적어…과대광고도 논란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말리부는 지난달 6310대가 팔리며 작년 같은 달 대비 무려 360.2% 증가했습니다.
신형 말리부의 판매 호조로 한국GM은 상반기 총 8만67779대의 내수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이는 회사 출범 후 14년간 최고의 상반기 판매량입니다.
한국GM은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외면을 받기도 했습니다. 바로 지난달 초 불거진 '말리부 에어백 논란' 때문입니다.
국내용 말리부와 북미용 말리부에 장착된 에어백의 품질과 개수가 달라 그것을 모르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국내 판매용 말리부는 2세대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 8개 장착됐습니다. 반면 북미용에는 4세대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 10개가 장착된 것입니다.
구형 에어백에 개수도 줄어든 상황입니다. 심지어 기존의 '구형 말리부'에는 3세대 에어백이 장착돼 있어 지난 4월 '올 뉴 말리부'로 새롭게 론칭하며 안전은 '다운그레이드'된 것입니다.
과대광고도 논란입니다. "미국교통안전국 신차 평가에서 안전성 최고 등급 받았다"고 광고를 했지만 국내용 차량은 '안전' 사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에 20대 국회에서는 '과대광고'와 관련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난달 17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과 다른 사양을 대상으로 한 해외 안전 평가 결과를 국내 광고에 활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골자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변 의원은 "국내 소비자가 실제 타는 차량으로 실시한 안전 평가 결과를 광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수용 차량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에어백 논란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스마트엔지니어링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탑승자의 안전성 확보를 우선시했다"며 "국내 인증검사를 통해 운전자들의 안전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안전에는 이상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한국GM의 의견에 동의하는 소비자들도 다수 있습니다.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에어백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미국 차량이 아니라 국내 다른 차량과 안전 수준을 비교하면 말리부가 낫다는 입장입니다.
◆ "에어백 관련법 부재…장착 의무화 필요해"
미국에서는 모든 승용차에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이 의무입니다. 하지만 국내는 에어백 장착 의무 규정이 없습니다. '택시 조수석 에어백 설치 의무' 관련 조항만 있을 뿐 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에어백 장착 기준이 없기 때문에 기업들 상황에 따라 매번 에어백의 품질과 개수가 달라진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에어백은 안전벨트와 더불어 인명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최후의 안전장치"라며 "소비자의 안전과 자동차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차량에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