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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이 책은 저자가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07년 말 제22대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해 3년간 조직과 함께 뛰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담히 적어 내려간 기록의 산물이다.
예기치 못한 인사발령, 현실이 돼버린 글로벌 금융위기, 조직문화 개선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미래를 위한 준비와 아름다운 마무리….
저자는 행장으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면서도 하루 하루를 꼼꼼한 기록으로 남겼다. 3년이라는 임기는 조직의 변화와 발전, 가시적인 도약을 이뤄내기엔 다소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저자는 나름의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조직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재임기간 중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에 맞서 기업은행이 취한 선제적 조치는 주목할만하다.
중소기업금융 전문은행인 기업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정부를 설득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산업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의 90%를 기업은행이 홀로 담당함으로써 우리나라 4대 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브랜드가치도 한 단계 상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노력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30여년 간 정부기관에서 봉직했던 저자는 은행으로 옮겨 오면서 두 조직 간의 문화차이를 실감한다. 이런 문화차이는 국익을 추구하는 독점적 기관인 정부라는 특성과 이윤극대화를 위해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사기업의 본질에 따른 차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한쪽이 아닌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조직이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짬짬이 은행점포를 방문하고, 직원들에게 격려 전화를 걸고, 회의형식을 바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는 등 특히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썼다.
조직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고방식이나 업무방식,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 등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09년 서비스 아이덴티티인 '스마트 서비스'를 선포한다. 2010년에는 새로운 조직문화 선포식을 통해 소비자 행복 등 '핵심가치'를 정립하게 된다.
기업은행장으로서 이런 모든 활동의 기저에는 '계속기업'이라는 가치가 놓여 있었다. 전임 행장들의 행적과 후임 행장들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정해진 3년 임기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정을 바쳤다.
리더의 자리 / 윤용로 / 티핑포인트 / 380쪽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