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제자리'…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대체 언제?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의 관문인 '1인당 국민소득(GDP) 연간 3만달러' 벽을 9년째 넘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1단계 상향조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018년 돼서야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000달러로 지난해의 2만8101달러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2만7100달러, 내년 2만7000달러로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돼야 2017년 3만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혹여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경우 '3만달러' 입성은 2018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 같은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11∼12년간 2만달러 대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미국은 2만 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라서기까지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독일과 일본은 각각 5년이 걸렸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의 '3만달러' 진입은 느린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고 4만달러 시대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계획했지만 이런 추세라면 목표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벽을 쉽사리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경제성장률 자체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 초중반대로 하락해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LG경제연구원은 2.6%, 노무라증권은 2.2%를 각각 예상했다.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2.8%다.
내년 성장률은 3% 초반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나 2%대 전망치도 속속 나온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달러화 기준 국민소득은 더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원화가치 하락(달러-원 환율 상승)을 야기할 것이므로 환율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작년엔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달러로 환산한 국내총생산(GDP)이 8.0% 늘어 1인당 국민소득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원 환율은 작년 말 1099.3원에서 지난 21일 현재 1179.2원으로 7.3% 올랐다.
경제 연구기관들은 내년 달러-원 환율 평균이 1170원대로 올해의 1130원대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소비 성장세가 미흡한 것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선진국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대에서 3만∼4만달러로 도약할 때 민간소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