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윳돈 3년만에 최대…'소비 위축'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올해 1분기 가계가 쓰지 않고 쌓은 여윳돈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중 자금순환' 자료를 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9조6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대비 1조2000억원 늘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서는 15조1000억원 증가했다.
잉여자금은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이 자금의 증가는 그만큼 가계가 돈을 쓰지 않고 쌓아뒀음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새로운 국제기준(2008 SNA)을 적용해 자금순환 통계를 새로 낸 2013년 이후로는 최대치다. 옛 국제기준(1993 SNA) 통계와 비교하면 2012년 1분기 31조5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계가 잉여자금을 가장 많이 쌓은 것이다.
반면 소비증가는 소득증가에 미치지 못해 잉여자금 규모를 키웠다.
민간소비는 고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1분기에도 증가율이 전기 대비 0.6%에 그치는 등 2013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0%대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이익개선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작년 4분기 7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1분기 비금융법인의 자금운용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전기보다 줄었지만 자금조달 규모가 같은 기간 16조8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줄어든 탓이다.
기업 자금조달은 간접금융(대출) 금액이 15조6000억원으로 전기 9000억원보다 대폭 늘었지만 상거래신용과 같은 기타 부문이 순상환으로 전환돼 전반적으로는 감소했다.
일반정부 부문은 재정의 조기집행 영향으로 작년 4분기 19조4000억원의 자금잉여가 1분기 5조5000억원의 자금부족으로 전환됐다.
국외 부문은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 자금부족 규모가 27조9000억원에서 27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3월말 기준 총 금융자산은 1경4105조원으로 작년 12월말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