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 10%대 대출금리 '인기'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저축은행들이 30%대 고금리 대출로 거센 비난을 받는 가운데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의 10%대 '착한 대출금리'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KB금융그룹이 부실 저축은행인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세운 KB저축은행은 2013년 10월 'KB착한대출'을 내놨다. 최저 연 6.5%에서 최고 19.9%인 이 신용대출 상품의 대출금리는 보통 30%에 달하는 다른 저축은행보다 10% 이상 낮은 금리다.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보면 개인신용대출 규모가 큰 25개 저축은행 가운데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 등 20개사는 평균 30%의 고금리를 부과했다. 양호한 신용도를 가진 소비자에 높은 금리를 매기는 등 금리차등화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KB저축은행의 '착한 대출금리'가 소문이 나면서 급한 생활비를 구하는 저소득자나 자영업자는 물론 다른 저축은행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렸다. 최근 들어 월 400명에 육박하는 소비자들이 월 30억원 가량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상품 출시 후 취급한 대출액은 300억원을 넘어섰으며 이달 말에는 총 소비자 수도 5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전화나 수시 방문 등 불법적인 채권 추심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소비자와의 신뢰가 쌓이면서 3%대 초반의 낮은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도 실질적인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이 토마토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을 인수해 세운 신한저축은행은 신한은행에서 대출 한도가 부족하거나 대출이 어려운 서민에게 연평균 12%의 저렴한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2013년 7월 출시된 '허그론' 대출상품은 지난해 말까지 1800명에 육박하는 서민 소비자들이 이용했으며 대출액은 243억원에 달한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 저소득 소비자들은 신한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한은행 직원들을 교육시켰다"며 "대출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했음에도 지난해 하반기 흑자로 돌아설 정도로 경영 사정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BS금융그룹이 2011년 파랑새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을 인수해 이듬해 출범시킨 BS저축은행은 출범 당시 법정 최고한도인 39.9%에 달했던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폐지했다. 연 10% 중반대의 상품을 출시했다.
주력 대출상품 'BS 마이론'은 연평균 17%의 금리를 제공하며 지난달까지 판매건수 5311건, 대출액 485억원을 기록했다.
BS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사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춘 후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금리를 산출해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 개선으로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2012년 하나금융그룹이 제일2·에이스·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해 세운 하나저축은행도 10%대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하나저축은행은 2012년 12월에 내놓은 신용대출 '더마니론'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 중 추가대출이 필요하거나 은행 자체 기준으로 대출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했다.
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평균 취급금리를 다른 저축은행보다 크게 낮은 16.01% 수준으로 설정, 출시 후 취급한 대출금액이 1943억원, 5334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축은행들의 최근 고금리 대출 행태는 사채업자 못지않게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의 영업망 확대와 당국의 저축은행 감독 강화 등으로 전반적인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