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작년 35조↑…금융위기 후 최고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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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작년 35조↑…금융위기 후 최고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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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작년 35조↑…금융위기 후 최고 증가율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지난해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21조2841억원(잔액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3%(35조3522억원)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08년의 13.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연간 10%대를 기록하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4.7%로 낮아졌다가 2010년에는 마이너스(-0.6%)로 돌아섰다. 2011년엔 3.1%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2년 1.3%, 2013년 6.0% 등 들쭉날쭉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에는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과 대기업에 대한 대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기술은 우수하지만 담보와 재무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금융 확대를 독려했다. 각종 정책금융상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자 기술신용평가를 토대로 한 대출은 작년말까지 8조9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현금을 쌓아놓은 대기업들은 은행 문을 두드리지 않은 것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한은이 집계한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6에서 2∼3분기 9, 4분기 13으로 점차 증가했다. 숫자가 클수록 은행들의 대출 대도가 완화적이라는 뜻이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9, 2∼3분기 -3, 4분기 -9 등 계속 마이너스였다.

한은 관계자는 "2013년 한 해 동안 5000억원 줄었던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에도 4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기업대출이 중소기업 위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시중 금리가 낮아졌는데도 은행으로 시중자금이 들어왔다"면서 "은행 수신이 늘어난 결과 중소기업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도 2013년말 59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64조1000억원으로 7.9% 늘었다. 통계상 대출은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808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업체의 27.4%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힘들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어려운 점(복수응답)으로 부동산 담보 요구(37.2%)와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 관행(35.0%)을 주로 꼽았다. 높은 금리(23.5%), 신규대출 기피(21.7%) 등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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