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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빠져나간 유학·연수비 4조원…9년만에 최저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외국으로 빠져나간 유학·연수비가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의 국내 학원비 지출액은 3년째 감소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어학연수·교환학생을 포함한 한국인 유학생의 학비와 체류비로 해외로 나간 금액은 37억210만달러(약 4조801억원)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지난 2005년의 33억8090만달러 이후 9년만에 최처치다.
해외유학·연수 지급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 50억2530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하고서 2008년 44억8450만달러, 2009년 39억9920만달러로 줄었다.
2010년 44억8800만달러로 반등했다가 2011년 43억9000만달러, 2012년 41억5000만달러, 2013년 43억7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해외 유학·연수 지급액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유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매년 4월1일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21만9543명으로 1년 만에 3.3%(7583명) 감소했다.
유학생 수는 2011년의 26만2465명을 정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상대적으로 학비·체류비가 많이 드는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 유학생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호주의 한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1만4139명으로 3년 만에 2만명 가까이 줄었다. 영국 유학생은 7062명으로 감소율이 60%에 달했다.
유학생이 가장 많은 미국은 2012년 7만3351명에서 2013년 7만2295명, 지난해 7만627명으로 줄었다.
반면 필리핀 유학생은 2013년 4668명에서 작년 7073명으로 52% 급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유학생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면서 "그러나 비교적 비용이 적은 동남아시아 국가 쪽 유학 수요는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취업 때 외국대학 학위 소지자를 우대해주는 분위기가 사그라진 것도 유학생이 줄어든 배경으로 분석된다.
대형 유학원 관계자는 "예전엔 1년씩 갔던 어학연수를 요즘엔 한 학기 미만 단기 코스로 가는 추세"라며 "세월호 사고 이후 자녀를 혼자 외국에 보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겨 작년에는 해외연수 수요가 더욱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계는 해외 연수·유학비는 물론 학원비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각 카드사로부터 취합해 통계를 내는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을 보면, 작년 1∼11월 학원비 지출액은 8조37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0.8% 감소했다.
학원비 지출액은 2011년 9조7335억원에서 2012년 9조2031억원, 2013년 8조4362억원 등 3년 연속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