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여파…중소기업 수출금융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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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여파…중소기업 수출금융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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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여파…중소기업 수출금융 '위축'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가전업체 모뉴엘의 파산 여파가 중소기업의 수출금융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전업체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무역보험공사의 수출금융이 급속도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보의 중소기업 수출채권 신규보증 실적은 2013년 11월 228건, 3억9927만달러에 달했다.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는 91건, 1억1503만달러로 전년보다 3분의 1로 줄었다.

12월에는 다소 회복했으나 예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2013년 12월 무보의 중소기업 수출채권 신규보증은 209건, 3억9972억달러로 4억달러에 육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32건, 1억6213만달러로 금액 기준으로 전년의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달 들어 무보가 모뉴엘 관련 보험금을 시중은행에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질 위험에 처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무보의 보험금 지급 거부는 수출금융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무보의 보증이 효력이 없어진 마당에 우리로서는 관련 여신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보의 수출채권 보증은 수출기업이 계약에 따라 물품을 선적한 후 은행이 선적서류를 근거로 수출채권을 매입할 때 무보가 보증하는 제도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수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물품을 보냈다는 증명만으로 은행에서 어음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무보와 은행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무보 관계자는 "은행들이 심사를 철저히 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길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예전에는 은행들이 서류가 미비해도 대출해 주던 잘못된 관행이 있었는데 이것이 정상화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무보에서 수출업체를 평가하는 데 철저하게 심사하다 보니 신규 보증이 위축된 것 같다"며 "더구나 무보가 모뉴엘 관련 보험금 지급 거절을 보고 수출업체들이 신용으로 대출을 받으려 하는 경향도 있다"고 밝혔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에다 외국 바이어들의 주문 감소까지 겹쳐 죽을 맛"이라며 "금융권이 수출금융을 확대해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서도 모자란 마당에 수출금융이 위축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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