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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SBI·한국투자 등 일부 저축은행들이 저소득·저신용자들을 위한 소액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체율 관리 등 사업여력이 충분함에도 3~4%대의 낮은 취급비중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민금융' 간판이 무색해 진다는 지적이다.
◆ 대출금액 중 소액신용대출 부문 '저조'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의 대출을 의미한다. 주로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지표는 해당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자료 중 하나다.
작년 7~9월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 대출(여신)금액은 1조3214억원이다. 이중 소액대출은 469억원(3.54%)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모아저축은행은 총여신 1조517억원 중 457억원(4.34%)만을 소액신용대출로 할애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더욱 인색하다.
총여신 1조2189억원 중 소액신용대출로 판매한 비중은 0.09%인 1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HK저축은행과 친애저축은행은 8% 이상 비교적 높은 비중으로 소액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HK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9월말 기준 총여신 1조8338억원 중 1478억원(8.1%)을 소액대출로 판매했다.
친애저축은행은 최근 케이제이아이대부금융, 하이캐피탈대부,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등의 자산을 넘겨 받았다. 그 영향으로 총여신 중 22.99%인 1584억원이 소액대출 판매액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도 2013년 9월 이후 해당 비중을 12%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의 웰컴저축은행도 12% 가량을 소액대출상품으로 판매했다.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자회사 OK저축은행은 미미한 실적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총여신 3089억원 중 68억원(2.20%)만 소액대출에 투자했다.
금융지주 계열 하나∙신한∙KB저축은행의 소액대출 수치도 저조했다.
작년 9월말 기준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총여신 9139억원 중 0.14%인 12억8000만원을 소액대출로 판매했다. 신한저축은행은 0.27%, KB저축은행은 1.10%에 각각 정체됐다.
◆ "담보만 요구하는 대출영업 방식…문제 있어"
자산규모 1조원 이상 대형사의 경우 연체율 관리 등 취급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고려대학교 강성진 경제학 교수는 "재무관리가 잘 되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한다면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늘릴 수 있다"며 "결국 의지의 문제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300만원 이하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금융소비자의 경우 소득이 불분명해 증빙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출이 힘든 측면이 있다"며 "가계에 대한 대출의 경우 8000~9000억원 가량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담보만 요구하는 대출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문제"라며 "금융소비자들이 대부업체로 가기 전 저축은행 내에서 소액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 신용정보에 대한 조사를 더 강화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