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한울반도체와 한울소재과학은 국산 고성능 인공지능(AI) 서버 '클라이막스(Klimax)-408'과 함께 AI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다고 20일 밝혔다.
회사는 '소버린(주권형) AI' 실현과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기술 자립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발표는 전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뤄졌다.
클라이막스-408은 국내 서버 전문기업 코코링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한 고성능 컴퓨팅 서버로, 고속 직렬 인터페이스 버스(PCIe) 5.0 기반 스위칭 기술을 적용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다양한 연산장치를 탑재할 수 있다. 서버 1대당 최대 8장의 GPU 또는 국산 NPU를 장착할 수 있으며 초거대 언어모델(LLM), 자율주행, 산업 AI 등 고도화된 연산 환경에 최적화됐다. 144레인 PCIe 5.0 스위치를 채택해 GPU 중심 연산 구조에서 빠른 처리 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 낮은 시스템 구성 비용을 제공해 국산 AI 인프라의 대표 대안으로 평가된다.
한울반도체는 한울소재과학, 코코링크와 클라이막스-408을 통해 국방, 정보기관, 정부출연연구소, 대학교, 공공기관 등전략 수요처를 대상으로 AI 인프라 국산화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수요처는 보안성, 자립성, 예산 효율성을 중시하며 특히 공공기관은 국민의 데이터 주권이 우선시되는 만큼 AI 행정, 빅데이터 분석, 영상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산 솔루션 도입 수요가 크다.
한울소재과학 관계자는 "클라이막스 시리즈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공공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주권화를 국산 기술로 구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분산형 AI 인프라 확산 측면에서도 클라이막스 시리즈는 의미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강원, 충청, 전북 등 수도권 외 지역에 친환경 기반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 부족(22%), 인력 수급 어려움(32%), 수요기업 부족(32%)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고성능이면서도 저전력·저비용 구조를 갖춘 클라이막스 시리즈는 지방 데이터센터 유치 전략에 적합하다. 국산화율 제고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 기술 내재화, AI 인프라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AI 산업의 확장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단순 IT 인프라를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2년 382조원에서 2032년 8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4년간 7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일본, 아일랜드 등도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보조금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의 국산 장비 활용 비율은 서버 11.1%, 스토리지 6.7%, UPS 8%에 불과하다. 메모리와 배터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프라가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조립 서버(직생서버)까지 포함하더라도 외산 장비 비중은 약 90%에 달해 데이터센터 생태계의 외산 기술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클라이막스-408은 이러한 취약한 생태 구조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국산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새롭게 확장된 아키텍처로 재설계된 구조를 통해 외산 서버와의 기술적 차별화도 가능하다.
회사는 간담회에서 서버 1대당 최대 20장의 GPU 또는 NPU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 '클라이막스(Klimax)-720'을 2025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초고속 시뮬레이션, 초거대 AI 모델 학습, 고도화된 국방 AI 등 극한 연산 수요에 대응하는 최상위 국산 서버다.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는 "PCIe 5.0 기반 스위칭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AI 서버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울반도체, 한울소재과학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AI 인프라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