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이해욱 회장, 고부가∙친환경 신사업으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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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 이해욱 회장, 고부가∙친환경 신사업으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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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친환경 신사업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이 회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건설 분야에서 각각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친환경 미래 사업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DL그룹의 석유화학회사인 DL케미칼은 자회사 '카리플렉스(Cariflex)'의 싱가포르 'IRL(Isoprene Rubber Latex)' 신규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6만 1,000㎡ 규모로 준공된 신규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이소프렌(Polyisoprene)' 라텍스 공장이다.

주요 고객사의 생산시설이 집중된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제품 공급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기존 연구시설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보다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리플렉스는 2020년 DL케미칼이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당시 6,200억원에 인수한 미국 석유화학회사다. 세계 유일의 '음이온 촉매 기반 합성고무' 및 라텍스 업체이자, 폴리이소프렌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시장 내 가장 큰 제조사이다.

카리플렉스 제품은 자극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 대비 불순물이 적고 투명도가 높아 수술용 장갑, 주사액 마개 등 고부가가치 의료용품 소재로 인기가 높다.
 
이해욱 회장은 이미 수년 전 호황기때부터 범용 중심 석유화학 사업은 향후 중국의 굴기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 구조를 개편해왔다.

2022년 3월에는 SBC 시장의 글로벌 리더이자 세계 최대의 바이오케미칼 기업인 크레이튼의 인수를 완료하며 DL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합성고무, 친환경 접착소재 바이오케미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DL케미칼이 세계 1위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PB(폴리부텐) 역시 수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위기 극복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DL케미칼은 지속적인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DL그룹의 주요 사업인 건설 분야에서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이 회장은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선제적 투자,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사업 전문회사 설립 등을 추진하며 신시장 개척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22일 DL이앤씨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적용하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본코의 흡수제는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적어 그만큼 포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46% 이상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 

현재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바스프(BASF)나 셸(Shell), 미쓰비시중공업의 흡수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본코는 파일럿 공정에서 흡수제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포천복합화력발전소에서 본격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는 CCUS 시장 규모가 연평균 29% 성장해 2026년에는 253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한국 정부도 CCU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는 등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DL이앤씨는 이에 앞서 2022년 CCUS 및 친환경 수소사업 전문 회사인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하며 탈탄소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의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Genesis Fertilizers)와 비료 공장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FEED)를 맡으며, 카본코(CARBONCO)는 CCUS 기술에 대해 라이선스를 공급한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CCUS 기술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MR 사업도 이해욱 회장이 적극 추진 중인 미래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23년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엑스에너지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12억 달러)과 함께 지속적인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작년 10월 엑스에너지는 아마존과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엑스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펀딩을 진행하고 향후 진행될 SMR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향후 SMR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EPC(설계∙기기조달∙시공) 참여 기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SMR 사업을 통한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SMR 가동 시 발생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국내외에서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를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행한 경험과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MR 사업과 접목한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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