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업황 악화 딛고 '재매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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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업황 악화 딛고 '재매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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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롯데카드의 매각 절차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순조로운 매각이 성사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카드업황이 다소 꺾이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롯데카드의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당초 희망 매각가를 3조원으로 매겼지만, 이번엔 2조원대로 조정했다. 2022년 첫 매각 시도가 무산된 지 2년 만에 가격 부담을 대폭 낮추고 주요 금융지구와 해외 원매자를 대상으로 예비입찰 준비에 나서고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약 60%가량을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이달 초 주요 금융지주사와 금융사를 비롯한 잠재 인수 후보군 7~8곳에 회사소개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중순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00억원에 인수했고 현재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59.8%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에 나섰지만, 매각 금액에 대한 견해 차이로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말에도 매각주관사로 UBS를 선정했으나 연기됐다. 

잇단 매각 무산으로 MBK파트너스는 이번 롯데카드 매각 희망가를 2조원대로 낮췄다. 첫 매각 입찰 당시 3조원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 가격이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금 회수를 위한 시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는 5년 내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유력 인수 후보군에는 하나금융이 꼽힌다. 하나금융은 이미 하나카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하나카드가 카드업계 중상위권인 롯데카드와 합병할 시 중위권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함으로써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군으로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이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롯데카드 지부 20%를 보유 중인 상황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KB금융 역시 현재 카드업계 중위권인 KB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할 경우 업계 상위권으로 우뚝 올라설 수 있다.  

이밖에 롯데카드의 나머지 지분 20%를 보유한 롯데쇼핑의 지분 매각 여부도 주목된다. 최근 롯데그룹의 유동성 압박이 커지면서 롯데쇼핑이 보유 중인 20% 지분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최대 4000억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해 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현재 카등드업계 전반적인 업황이 악화된 시기인 만큼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 후보군 중 금융지주들의 경우 자산 건전성과 CET1 비율 하락 가능성을 이유로 인수에 신중한 모양새다.

실제 롯데카드는 최근 실적과 건전성 지표 모두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6% 급감했다. 

지난해 연체율은 1.77%로 소폭 개선됐지만,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66%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가맹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 매각 이슈가 크게 흥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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