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하면서 미 증시는 변동성을 확대하며 상승 마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국내 증시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에 따라 금일 상승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7일(현지시간)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날까지 세 차례의 FOMC 회의를 개최해 세 번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이번 FOMC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발효한 이후 첫 금리 결정이었기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물가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자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변동성을 키우며 투자심리가 약해졌으나, 장 막판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칩 관련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몰리면서 반등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4.97포인트(0.70%) 오른 4만1113.9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24.37포인트(0.43%) 상승한 5631.28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 버프를 받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8.50포인트(0.27%) 오른 1만7738.16을 기록했다.
허재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동결했고 성명서에서 스태그플레이션과 불확실성이 강조됐다"라며 "적어도 7~8월 이후에나 연준 정책이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호 관세 충격을 극복한 현시점에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의 여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미국의 금리 동결로 한국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는 파월 연준 의장의 혼재된 발언보다 장 막판 트럼프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폐지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내부보다는 외부의 영향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 중 협상 관련 고위급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 상승과 하락을 부추기는 재료로 가득하다.
이처럼 불확실한 시장 여건에서 증권업계 일각에선 국내 증시는 금일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5월 FOMC 결과와 트럼프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폐지 소식에 힘입어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4월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에 대한 순매수 자금은 2거래일 연속 유입되지 않았던 만큼 전일 외국인이 코스피에 대해 3400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금일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 확보는 5~6월 중 미국과 중국, 여타 국가들의 협상을 통해 관세 수위를 낮춰가는 과정에서 수요 공백 불안 완화, 이익 전망 가시성이 얼마나 회복되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전까지 한국이나 미국 모두 상단 레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베이스 경로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동시에 지수 하단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인 만큼 관세 협상 진행, 밸류에이션상 4월 선제적인 가격 조정 등 업종 순환매 플레이는 해볼 만한 구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