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환경'서 '반도체' 기업으로 정체성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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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환경'서 '반도체' 기업으로 정체성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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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SK머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영역 재편에 나선다.[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영역 재편에 나선다.[SK에코플랜트]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SK에코플랜트가 SK머티리얼즈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회사의 사업방향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현재 회사명으로 사명변경과 함께 친환경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몇 년 간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어왔다.

그러나 여전히 본업인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반도체 부문을 낙점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동시에 숙원사업인 기업공개(IPO) 대비라는 분석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SK머티리얼즈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 종합 친환경 기업에서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을 새 정체성으로 내걸고 사업방향의 전반적인 재정비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SK㈜와 SK에코플랜트는 오는 1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SK머티리얼즈 계열 회사들을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사내독립기업(CIC)으로 △SK레조낙(식각가스) △SK트리켐(프리커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포토 소재)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OLED 소재)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실리콘 음극재) 등의 반도체·배터리 소재사들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의 전 계열사를 자회사로 품게 되면서 회사의 덩치를 더욱 키우게 됐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작년 7월에 또 다른 SK머티리얼즈 계열 산업용 가스 제조 및 판매사 SK에어플러스(옛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당시 흡수합병에 이어 이번 자회사 편입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사실상 종합환경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떼어내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SK에코플랜트가 이종산업에 진출하게 되는 배경에 대해 업계에선 기대보다 환경 외에 또다른 캐시카우 발굴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환경부문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건설업의 색채를 빠르게 벗어나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부문은 환경과 에너지, 플랜트 등이 큰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0년 처음 발을 들인 환경 사업부는 전기·전자 폐기물과 폐배터리 사업, 매립·소각·수처리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기준 회사 매출의 18%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연료전지와 해상풍력, 수소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에너지 부문 역시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을 책임지면서 새로운 주력 분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아직까지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 플랜트 분야다. 최근 몇 년 간 건설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고, 결과적으로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 또한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는 전통적으로 해외 화공·발전플랜트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고, 국내 토목과 건축·주택 사업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사업으로 중심축을 옮겨간 이후 플랜트와 건축 분야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1%로 비중이 대폭 줄었다. 앞서 지난 2022년 71%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감소세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해외 플랜트를 비롯해 국내 주택시장에서도 지난 몇 년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주택 시장의 경우 지난해 '드파인'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한 이후 우수한 입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큰 축인 주택과 플랜트 분야에서 줄어드는 실적을 새롭게 채워넣기 위해선 또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던 셈인데, 그 것이 바로 반도체 종합 서비스였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회사는 연초 사업계획서를 통해 반도체 서비스 분야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이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머터리얼스 자회사 편입이 그 계획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일부 환경분야 매각을 통해 반도체 서비스 분야에 더욱더 주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SK에코플랜트는 경자회사 리뉴원, 리뉴어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 착공 물량을 책임지는 SK에코플랜트인 만큼 반도체 종합서비스 분야 육성을 통해 공장 건립 외 모듈 제조, 메모리 재활용 등 다양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회사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IPO를 위해서도 이번 계열사 편입은 중요한 요소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지난 몇 년 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탈 탄소사업분야 육성을 집중적으로 이어왔다"면서 "이번 자회사 편입은 환경 외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추진해온 IPO가 업황 부진 등으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으로 계속 미뤄져 오고 있는 것도 회사의 고민거리"라며 "SK머터리얼즈 편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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