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비마약성 우울증 신약'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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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비마약성 우울증 신약'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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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 잇따라 임상 실패
기존 약물의 효능 지연, 내성, 부작용 등의 한계로 신약 개발 난이도 높아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신경·정신 질환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추신경계(CNS) 분야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기업은 물론 대웅제약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CNS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NS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부터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 질환, 외상성 뇌손상과 뇌졸중 등 급성 질환까지 폭넓은 영역을 포함한다. 

업계는 관련 치료제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기술 발전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꼽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울증(주요우울장애)은 국내외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특히 큰 분야로, 기존 약물의 효능 지연, 내성, 부작용 등의 한계로 인해 신약 개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임상 실패를 겪었다.  

실제로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3월 주요우울장애 치료제 후보물질 '아티카프란트'의 임상 3상을 중단했다. 대상 환자군에서 충분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해당 약물이 안전성과 내약성 측면에서는 우수했지만 새로운 유효성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티카프란트는 도파민 경로를 조절하는 카파-오피오이드 수용체 길항제로, 뇌의 인지 기능 및 보상 반응 개선을 목표로 개발돼 왔다.

유사한 계열 약물을 개발하던 미국 바이오벤처 뉴모라 테라퓨틱스 역시 지난 1월 후보물질 '나바카프란트'의 임상 3상의 실패 소식을 알렸다. 해당 약물도 안전성은 확보했지만, 우울증 평가 척도와 쾌감 척도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개발 리스크는 높지만 우울증 환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성인 5명 중 1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불안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8년 75만명에서 2022년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관련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은 바이오벤처 뉴로라이브와 손잡고 우울증 신약 후보물질 'NR-0601'을 공동 개발 중이다. 해당 물질은 뉴로라이브가 보유한 다중 표적 기반의 마약성 경구 치료제로, 여러 표적 분자에 동시에 작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은 역할을 나눠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제제 개선, 공정 개발, 품질관리(CMC) 및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맡고 있으며, 뉴로라이브는 비임상 시험, 규제기관 협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및 임상 개발을 담당한다. 현재 NR-0601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약동학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국내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다.   

기존 항우울제가 통상 6~7주 이상 치료 효과가 지연되는 것과 달리 NR-0601은 빠른 효능 발현과 회복 효과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 환자에게도 효과 가능성을 보여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NR-0601은 기존 모노아민계 경구 약물 대비 빠르고 강한 우울증 회복 효과가 기대된다"며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현대인의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차세대 항우울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NS 시장에 먼저 진입한 부광약품도 주목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5월 양극성 장애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정'(성분명 루라시돈염산염)을 출시하며 CNS 영역의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 외에도 우울증 치료제 '익셀'(성분명 밀나시프란), 조현병 치료제 '로나센'(성분명 블로난세린), 불안장애 치료제 '부스론'(성분명 부스피론) 등 제품군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신질환 수요 증가가 뚜렷한 만큼 CNS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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