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바야흐로 '지갑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일 평균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간편지급 서비스 즉, '스마트폰 페이'로 결제되고 있어서다.
금융 소비자들은 최근 몇년 새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앱카드 등 전자지급서비스를 통해 쇼핑은 물론 교통비 대금, 아파트 관리비까지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규모는 9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연간 기준 일평균 간편지급 이용금액이 9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 건수는 3072만건으로, 12.3% 증가했다.
이로써 간편지급 이용액과 이용건 수 모두 2016년 이와 관련 통계치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셈이다.
간편지급 서비스는 지문이나 얼굴인식, 비밀번호 등의 인증수단을 이용한 결제 및 송금 서비스다. 시장에선 이른바 '간편결제'로 통용되고 있으며, 지급-청산-결제 등의 단계에서 지급 단계에 해당하는 단계다.
간편지급 서비스를 종류별로 나열해 보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이며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이용금액은 일평균 4491억원이었으나 4년 만에 113.6%(5103억원) 불어났다. 사용 비중 역시 50.2%로 과반을 차지했다.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지급 서비스 비중을 보면 2023년 25.6%, 2024년 25.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용건수와 금액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실제 지난해 휴대폰 제조사 서비스로 결제한 건수는 925만건, 이용금액은 244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각각 7.6%, 9.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KB페이·신한SOL페이 등 금융회사 비중은 같은 기간 25.6%에서 24.4%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금융사의 지난해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 건수는 345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토스·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간편송금 서비스'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간편송금 서비스는 휴대전화에 충전한 선불금을 전화번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송금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이용금액은 일평균 9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721만건으로 13.4% 늘었다.
교통카드 선불금 등 충전식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금액과 이용건수는 일평균 1조1664억원, 3317만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2%, 12.2% 늘었다.
또한 전자금융업자의 간편지급·간편송금 이용이 각각 15.6%, 17.7% 확대되면서 전체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금액과 건수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선불전자지급수단 등 기타 결제대행은 전년대비 54.3% 늘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선불업자들이 자신들의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을 유도한 영향이 컸다.
신용카드 결제대행도 증가 추세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PG) 이용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PG 이용액은 일평균 1조3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늘었다. 이용건수도 일평균 2936만건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지마켓과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오픈마켓에서 거래가 확정된 이후 결제대금을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유형의 결제대금예치 서비스(에스크로) 이용금액은 일평균 1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이용건수는 427만건으로 25.5% 늘었다.
아파트 관리비, 전기·가스 요금 납부 등에 사용되는 전자고지결제 서비스 이용실적은 일평균 이용금액이 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늘었다. 이용건수는 30만건으로 10.4% 늘었다.
이처럼 간편지급 서비스와 선불전자지급수단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편의성이 크다는 장점 덕분이다. 전자금융업자와 휴대폰 제조사 등이 필수적으로 간편지급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별도의 카드 없이 대부분의 거래가 가능케 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선불 기반의 간편지급 서비스가 많이 쓰이고 있다"며 "일상 생활 속에 간편지급 서비스가 이미 스며들어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유지될 여지가 크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