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사진 = 안솔지 기자]](/news/photo/202503/637049_552761_527.jpg)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부도가 나면 기업은 급전직하로 무너집니다. 홈플러스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회생 밖에 없다고 생각 했습니다"(김광일 홈플러스 대표·MBK파트너스 부회장)
홈플러스 경영진은 14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누구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홈플러스를 둘러싼 우려를 해소하고 회사의 확고한 정상화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협력사와 임대점주들께 지불해 드려야 하는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해 드리고 있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했고 가용 현금 1600억원에 영업을 통해 확보한 현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잔여 채권 지급에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해 드리기는 어렵다"며 "소상공인 영세업자를 우선적으로 순차 지급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홈플러스는 대기업 협력업체의 1~2월 미지급 대금을 6월 이후 분할 상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광일 대표는 "사전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신용등급 하향이 확정된 후 연휴 기간 중에 의사 결정해서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신용 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서도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기업회생절차는 갑작스런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단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도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는 홈플러스 경영진의 자체 판단으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지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생절차는 주주가 가장 크게 희생하는 절차로, 이번 회생절차 개시로 MBK가 이득을 본다는 것을 옳지 않은 시각"이라며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주주의 권리를 내려놓고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분명하지만 이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며 "MBK가 홈플러스로부터 10년간 받은 건 0원"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 [사진 = 안솔지 기자]](/news/photo/202503/637049_552762_651.jpg)
메리츠금융그룹의 조기 상환 특약 때문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없다"라고 답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조3000억원을 빌리며 '12개월 내 2500억원을 조기 상환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을 넣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조기 상환은 5월이고 2500억원 중에 800여억원을 상환을 했다"며 "또 부동산 매각 계약 체결에 따라 800~900억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2500억원 상환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업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3개월 만기의 단기 유동성 문제로 인해 회사가 부도가 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생신청을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다수 점포 매각 및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로 경영 악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세일즈앤드리스백은 다른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점포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용자금으로 투입했다"며 "지난 4년간 줄어든 홈플러스 매장 수는 이마트·롯데마트보다 적고, 직원도 모두 정규직화해 자연 퇴사율이 타사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임대료 재조정 여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달라는 요구 △회생 계획에 추가 점포 매각안이 담겼는가 등의 질의에는 "회생이 개시됐기에 사측이 의사결정해서 뭔가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생 개시 전 익스프레스 매각을 진행 중이었던 것은 맞으나, 회생으로 중단됐으며 이를 다시 진행하는 것도 사측 의사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엄격하게 회사를 정상화해 2만명 직원들과 협력사, 임대주 등 수만명의 관계사 가족들이 불안감을 떨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 따뜻한 눈길로 봐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당초 협력사, 임대주,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회생 절차를 신청했던 만큼, 정산 지연으로 인해 긴급 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 그 이자도 지급하는 등 회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 책임을 다해 누구도 이번 회생 절차로 피해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홈플러스 임직원 모두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중 채권 조사와 재산 실태 및 기업 자치 조사 단계를 이행 중이다. 이에 대한 보고가 완료되면 법원이 이해관계인들에게 주요사항을 통지하고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를 거쳐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되며, 이후 법원의 인가를 받아 확정된 회생 계획을 수행해 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