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건설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이달 중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예고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리턴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이곳은 현대건설의 '무혈입성'이 조심스레 점쳐졌지만, 삼성물산이 최근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곳 수주에 더욱 힘을 쏟을 여력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4일 열린 잠실 우성 1·2·3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이곳은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GS건설이 유일하게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시공권의 향방은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은 2회까지 경쟁 입찰이 성사돼야 한다. 2차 입찰에서도 GS건설만 의향서를 제출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계약 추진이 가능해 진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수주전에서 발을 뺀 데 대해 GS건설과의 수주전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GS건설은 지난해 9월 이뤄진 첫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주에 대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물산은 이후 펼쳐진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사실상 후발주자의 입장에서 수주전에 임한 셈이다.
GS건설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만큼, 삼성물산이 이에 맞불을 놓기엔 부담이 따를 것이란 업계의 시각도 나온다.
앞서 삼성물산은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과 반포구 '신반포 4차' 재건축 사업 등을 포함해 총 3조원의 수주고를 올린 바 있다. 연초부터 수주에 속도를 낸 만큼 잠실 우성 1·2·3차 아파트 사업까지 연속으로 확보할 것이란 업계의 시각도 있었으나, 갑작스럽게 수주전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반면, 삼성물산이 향후 비슷한 시기에 펼쳐질 개포주공6·7단지에 더욱 공을 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리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총력을 기울이기 어려운 상황이니 만큼,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약 3개월 여 만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혈투를 벌이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은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2698가구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 1조5319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당초 이곳도 현장설명회 당시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참석하며 군침을 흘렸던 '알짜 단지'다.
현대건설은 미국 건축설계 그룹 'SMDP'와 손잡고 개포주공6·7단지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지며 수주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미 개포 일대에서 다수의 '디에이치' 브랜드를 재건축으로 공급한 만큼, 이번 수주를 통해 일대를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화' 하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있다.
반면, 삼성물산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비슷한 시기 수주전이 이뤄지는 잠실 우성 1·2·3차 입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수주전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는 1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마감되는 가운데, 삼성물산의 참여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릴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연이은 수주행보를 보인 삼성물산이 잠실 우성 1·2·3차 입찰에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면서도 "삼성물산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선별수주 기조의 단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개포주공6·7단지 수주전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이곳 입찰에 나서면 현대건설과 다시한번 리턴매치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