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세를 달리는 가운데 유지비 등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하이브리드 SUV'가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브리드 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기존 SUV 선호 흐름과 함께 연료 절감의 기대감이 맞물린 영향이 크다.
케이카가 전국 30~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출시 예정 신차 기대도'와 '유종 선호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SUV 선호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가장 관심을 받은 신차 상위 3개 모델이 모두 SUV였으며 유종 선호도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신차 기대도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55.6%로 1위를 기록했다. 기아 셀토스 3세대가 33.2%로 뒤를 이었고, 렉서스 LX가 28.8%로 3위에 올랐다. 유종 선호도에서는 하이브리드가 48.4%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의 선택을 받았다. 휘발유(24.8%), 전기차(16.4%)가 그 뒤를 이었다.
SUV 차량은 넓은 실내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감, 실용성 등으로 꾸준한 인기를 보였다. 그러나 연비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SUV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지난 1월 발표한 '2024 내수판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51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5%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31.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SUV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판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경제성 중심의 소비 심리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케이카의 조사에 따르면 신차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56.4%)'과 '유지비(50.4%)'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유가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025년 1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09.3원, 경유는 1563.5원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각각 55.6원, 66.3원 상승했다.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석 달간 휘발유는 1628.3원에서 1709.3원으로 81원, 경유는 같은 기간 1461.0원에서 1563.5원으로 102.5원 올랐다.
완성차 업계도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등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아도 쏘렌토 등 주력 SUV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렉서스는 RX, NX 등에 이어 LX 하이브리드 가능성을 앞두고 시장 공략을 나서고 있다. 벤츠와 BMW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를 병행하며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SUV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내연기관차는 판매가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며 "SUV 등 다양한 차급에서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