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이 석달 만에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로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에 쓰였지만, 금융기관의 연말 달러 예수금이 늘어난 덕에 전체 외환보유액엔 타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달러(약 611조7632억원)로, 11월 말(4153억9000만달러)보다 2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미국 달러화가 12월 중 약 2.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된 만큼, 달러로 환산한 유로·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 금액은 반대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연말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고려해 보유 달러를 한은 계좌에 넣으면서 전체 외환보유액은 다소 늘었다.
한은에 예치한 외화 예수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기관 입장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한은 외자운용원이 외환보유액 운용을 통해 얻은 이익도 12월 외환보유액에 더해졌다.
작년 한해 전체로는 외환보유액이 2023년 말(4201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45억5000만달러 줄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지만, 감소 폭이 2022년(-399억6000만달러)보다는 줄어들었다. 다만, 2019년(4088억2000만달러) 이후 5년만에 가장 적었다.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66억7000만달러)과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7억1000만달러)이 각 57억2000만달러, 1억8000만달러 줄었다.
반대로 예치금(252억2000만달러)은 60억9000만달러 불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1월 말 기준(4154억달러)으로 세계 9위로 집계됐다. 중국이 3조2659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1조2390억달러)과 스위스(9251억달러), 인도(6594억달러), 러시아(6165억달러), 대만(578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495억달러), 홍콩(4251억달러)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