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과자·커피 사 먹기 겁나네'…이상기후에 식품 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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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과자·커피 사 먹기 겁나네'…이상기후에 식품 물가 '급등'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12월 0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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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글로벌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미 12월의 시작과 동시에 '초콜릿'을 주 원료로 하는 과자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의 국제시세가 최근 2년간 4배 이상 급등한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은 '초코송이'와 '비쵸비' 가격을 20% 인상했다. '촉촉한초코칩'은 16.7%, '마켓오 브라우니'는 10% 올랐다. 초콜릿 제품 '투유'의 경우 30%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당분간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오리온은 초코송이, 촉촉한초코칩, 마켓오 브라우니 등 10년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은 제품을 활용한 할인 행사를 지난 9월 진행한 바 있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고, 오리온의 '가격 동결' 정책을 알리고자 기획한 행사였다. 

그러나 10년 넘게 동결해오던 오리온의 '뚝심'은 글로벌 원가 상승 압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불과 3개월여 만에 무너지게 됐다. 

이밖에 해태제과도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오예스',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롯데웰푸드 역시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이들 업체들은 일제히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코코아 가격은 톤당 9236달러(약 1291만원)로 1년 새 127% 올랐다.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236% 높은 수치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기후,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커피 브랜드 역시 일제히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이상기후의 여파로 커피 원두 재배 면적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인스턴트커피 원재료로 쓰이는 '로부스타 커피'의 경우 톤당 5158달러(약 721만원)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107.2%, 188.9% 뛰었다. '아라비카 커피'는 톤당 7080달러(약 989만원)로 1년 전과 비교해 86.2% 올랐다. 이는 평년 대비 116.9%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에 동서식품은 지난달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출고 가격을 8.9% 인상했다. 스타벅스도 지난 8월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ml)와 벤티(591ml) 사이즈, 원두 상품군(홀빈·VIA) 등의 가격을 올렸다. 

올리브유 역시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100%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한다고 내세웠던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섞은 '블렌딩 올리브오일'을 사용하고 있다. 당시 올리브오일 가격이 약 3.3배 급증하는 등 원가부담이 가중되자, 소비자 가격 동결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BBQ는 블렌딩 오일 도입 8개월 만인 지난 6월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치킨 제품 23개 가격을 인상했으며, 평균 인상률은 6.3%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재료들이 글로벌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강달러 상황까지 겹치면서 내년에도 먹거리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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