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 '400억 달러 수주' 달성할지에 업계 '주목'
![최근 튀르키예 고속도로 시공권을 수주한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한 모습.[삼성물산]](/news/photo/202410/616615_531123_4747.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건설사들의 약진이 하반기에 이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삼성물산·대우건설 등이 튀르키예와 세르비아 등지에서 조 단위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10월 초중반만 해도 올해 목표인 '400억 달러 수주' 달성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최근 연이은 수주로 4분기 막판 스퍼트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최근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책펀드인 플랜트건설 스마트시티펀드(PIS), 현지 건설업체 르네상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튀르키예 낙카쉬-바샥셰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을 수주했다.
총사업비는 2조1000억원으로,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고속도로 민관 협력사업(PPP)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이 이처럼 큰 규모의 수주를 이뤄낸 데에는 단순 도급이 아닌 프로젝트 지분투자 형식으로 일감을 따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단순 시공만 하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 지분 투자와 건설, 운영권까지 확보하며 향후 투자비를 회수하는 PPP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이 사업에서 설계와 조달을 비롯해 준공 후 운영 주체로 참여한다.
이와 같이 상반기에 좀처럼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국내 건설사들은 하반기 들어 연이은 낭보를 전하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미국 법인 '현대엔지니어링 아메리카'와 미국 태양광 업체 '유지티(UGT) 리뉴어블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유럽 세르비아에 총 1.2GW(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총 계약금액은 2조원대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태양광 발전사업 역대 최대 규모다.
대우건설 역시 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화학공사가 발주한 1조원 규모 '미네랄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낙찰 받았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에 처음 진출했고, 이를 계기로 현지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상반기에 부진했던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가 4분기 '뒷심'을 발휘하면서 막판에 연간 해외 수주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해외수주 목표를 400억 달러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해외에서 211억1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정부 목표치인 400억 달러의 절반을 약간 넘는 액수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을 넘어 투자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고, 수주국가도 다변화되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투자개발 사업은 건설사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도급 사업보다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꼽힌다.
국내 건설사의 투자개발 사업 수주액은 올해 9월 기준 20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14억6000만 달러)을 넘어섰다.
또한 과거 '해외 수주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을 넘어 동유럽,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판로개척이 다양화된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건설 먹거리 다양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수주액 목표치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지역 최대사업으로 꼽히는 '네옴시티' 수주가 지지부진한데다, 전쟁 등 지정학적 여파, 중국의 공격적인 저가입찰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정체기를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해외 건설시장의 불안정성이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변수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국내 건설사들의 연간 해외수주액이 올해 340억 달러, 내년 357억 달러 등 300억 달러 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