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제자리' 산은 부산 이전…노사갈등 불구 조직개편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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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제자리' 산은 부산 이전…노사갈등 불구 조직개편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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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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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추진이 발의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여전히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정치권에서도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산은이 최근 '2차 부산 이전'을 포함시킨 조직 개편안을 의결하자 노사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산은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남부권 영업조직 강화는 물론 글로벌 금융협력 확대 및 투자, 주식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이번 조직개편안의 핵심은 부산에 남부권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면서 본점 인력을 부산으로 인사 이동시키기 위함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부산에 동남권 투자금융센터를 설립하고 50여명 규모의 인력을 부산으로 발령했다. 

산은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3개의 센터로 구성된 남부권 투자금융본부를 만들고 업무와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신설 본부에는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와 호남지역 투자 활성화와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서남권투자금융센터(광주)'를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동남권 투자금융센터를 남부권 투자금융본부에 편입해 남부권 지역에 맞춘 종합금융 지원 체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전력반도체 투자와 인력이동 등 조직개편 단행에 속도를 내면서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산업자본과 인프라가 축적된 남부권 전통 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고 글로벌 협력 투자 강화롸 대한민국 대표 정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 역할과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직 개편이 지방 이전을 위한 움직임이 아닌 통상적인 경영활동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에서도 산은의 부산 이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부산을 방문해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언해서다. 

사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2년 대통령인수위원회(인수위)서 추진을 약속해 공식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국정과제인 만큼 금융 당국도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부산에서 "지역산업 특화 금융지원 방안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앞으로도 국정과제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이행하도록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산은 노조는 불법적인 조직개편이라며 산은의 의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 검토가 부족하며 이해관계자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은 측이 조직 개편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출입구 앞에서 불법 조직개편 중단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 측은 "현재 부울경에 가장 많은 점포와 인원을 두고 있는데 또다시 조직개편을 하는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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