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국감' 코앞…내부통제 부실 은행 수장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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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국감' 코앞…내부통제 부실 은행 수장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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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들썩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친인척 부당대출과 임직원 횡령·배임 등 끊이지 않은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국회의 맹폭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지난달 30일 증인·참고인 29명의 명단을 의결했다. 이중 금융권 인사들은 반복된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이슈로 인한 사건사고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

다음 달 10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국감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명단에 있었지만, 야당에서 이 행장이 아닌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추후 협의를 통해 소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번 국감 명단에서 빠졌다. 

은행권 수장이 국감 증인대에 오르는 것은 2년 만이다. 2022년 국감 당시 5대 시중은행장이 출석해 잇단 금융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연이은 사과와 내부통제 강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금융사고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이번 국감에선 금융지주 회장이 국감 소환 명단에 올랐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의 국감 출석은 유례없는 일이다.

먼저 정무위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불러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관련 책임을 질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350억원가량의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 취임 이후인 2023년 3월 24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1년여간 발생한 금융사고는 4개 계열사에서 총 9건으로, 이 기간 피해금액은 14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금감원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경영진이 부당대출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며 '책임론'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임 회장이 국감 출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NH농협은행]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잇단 금융사고가 국감 소환 명단을 피해갈 수 없었다. NH농협은행에서는 올해만 총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이중 1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만 4건으로 피해액은 345억원에 달한다.

금감원 검사에서 농협금융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으로 제기됐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의 전문성 없는 인사가 은행지점의 내부통제를 총괄함으로써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체계가 취약해졌다고 파악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국감 소환 대상에 포함됐다. 양 회장은 콜센터 노동자 처우 관련 증인으로 환노위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무위도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해외 투자 손실과 관련해서도 양 회장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이다. 

2018년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산규모 19위인 중대형 은행 부코핀은행(현 KB뱅크) 지분 22%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을 67%까지 올려 현재는 최대주주다.

하지만 인수 후 부코핀은행은 ▲2019년 56억원,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 ▲2022년 8021억원으로 매년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505억원 손실로 적자폭을 줄였으나 올해 상반기 1868억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무위는 추후 종합감사 등에 양 회장을 비롯해 추가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의 경우 'OK금융그룹 대규모 임원 겸임 이슈'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등이 개인정보 유출 이슈 관련 출석을 요구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내 잇단 금융사고로 금감원의 고강도 조사와 국민적 반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권 수장들이 출석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감에서)거센 질타를 받더라도 출석하는 쪽으로 결정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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