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news/photo/202409/610928_524917_4245.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비철금속 분야 글로벌 1위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 국내 1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뛰어든 가운데, 고려아연이 소재한 지자체인 울산시도 우려를 표하면서 들면서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두겸 울산시장과 울산시의회 등 울산 정치권에서는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국회·정부와 함께 국가기간산업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을 시사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부터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고려아연 경영은 영풍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과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지명권 등을 가진 MBK파트너스가 주도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8일 이번 공개매수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하며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강조했으나 지자체까지 나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약탈적 투기 자본'으로 규정하고, 영풍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등에게 업무상 배임,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맞받아친 이후 울산시 역시 고려아연의 주장에 힘을 보탠 셈이다.
고려아연은 아연·연·은·인듐 등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로, 국내 자동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담당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20여년간 두 가문의 지분은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분 격차는 2002년 31.73%포인트까지 벌어졌고 2022년 이후 최소 격차 16.75%포인트로 줄었으나 최근 다시 영풍과 장씨 일가 측 지분이 늘어나며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MBK파트너스는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들"이라고도 강조하며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계열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MBK파트너스는 현대차, 한화, LG 등 대기업들의 고려아연 지분도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이 아니라면서 "우호 지분이라면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등 공동행위 주요 주주로 공시했어야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대해서만 공시했을 뿐, 공동행위자임을 밝힌 바가 없다는 게 그 근거"라고 설명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배임 의혹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여 의혹, 이그니오 고가매수 의혹 등을 제기하며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김두겸 울산시장의 '중국계 자본' 언급과 국가기간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하면서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울산기업으로서 재도약하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고, 인수 이후에도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