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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서울 강북권 대표 '알짜입지'로 불리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초읽기에 들어갔다.
높은 사업성을 갖춘 덕에 대형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매치업이 성사될지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인접 3구역에 이은 연이은 수주를 통해 '디에이치 브랜드타운화'를 노리고 있는 반면, 삼성물산은 한남뉴타운에 첫 '래미안 깃발'을 세우고자 한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조합(이하 조합)은 최근 공사비 기준, 입찰 기준 등을 담은 '시공사 입찰지침서'를 통과시키면서 시공사 선정 초읽기에 돌입했다.
당초 빠르면 다음 달 조합의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안건 수정 등으로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25일 대의원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안건 내 포함된 입찰 지침서 문구 중 '책임준공확약서 제출' 등의 내용이 주요 건설사의 입찰 참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안건을 한차례 부결시켰다.
조합 측은 이 부분을 변경하고 책임준공확약 외에도 '대안설계'에 문제가 있어 사업이 지체되면 시공사 책임으로 간주해 입찰보증금을 몰수한다는 '대안설계확약' 등을 삭제했다. 다만, '컨소시엄'(공동시공)은 불가하다는 방침이 추가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과도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리고 결과적으로 유찰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통상 단독입찰이 이뤄지면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되면 조합의 입장에선 건설사들이 경쟁을 통해 제시하는 조건보다는 다소 조합 측에 불리하게 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조합측이 입찰지침서를 손보면서라도 시공사 선정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면적 16만258㎡ 규모를 지하 4층~지상 23층, 2331가구 규모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940만원으로 책정, 총 공사비 1조5700억원에 달하는 '메가프로젝트'다.
특히 이곳은 '한강변 신동아아파트'를 포함하고 있는 데다, 전체 2331세대 중 일반분양 물량이 800여 세대에 달해 '한남뉴타운' 내에서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높은 사업성을 갖춘 덕에 대형 건설사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13일 열린 간담회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업계 1, 2위에 자리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대결이 성사될 지 여부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선별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물산과, 한남3구역을 기 수주한 현대건설이 이변이 없는 한 시공권 쟁탈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양사는 같은 사업장 시공권을 놓고 경쟁하지만, 수주전략은 정 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을 수주함으로써 뉴타운 내 '첫 래미안 깃발'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남2구역은 대우건설이, 3구역은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고, 5구역은 단독응찰한 DL이앤씨가 시공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4구역을 삼성물산이 맡을 경우 뉴타운 내 아파트 브랜드가 모두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상황에 맞서 자사만의 브랜드 차별화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단지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2021년 한남뉴타운 최대 사업지로 꼽히는 6006세대 한남3구역을 수주했다. 한남4구역은 이 곳과 맞닿은 입지이기에 현대건설이 수주할 경우 두 구역을 합쳐 약 8000세대 규모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이 완성된다.
다만, 한남3구역 수주 당시 현대건설이 내놨던 '백화점 유치 공약'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조합원들이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현대건설이 시공권 수주 당시 "단지 내에 새로운 현대백화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에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자칫 회사의 신뢰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미 지난 4월 현대백화점을 유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기에 조합원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 4구역에서 맞붙을 경우 승자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책임준공확약, 특화설계에 따른 공사비 증액 불가 등 일부 내용이 자사 내 사업심의를 통과할 수 없어 현대건설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이 조합 내부에서 결정한 입찰지침을 변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 4구역은 구역 내에서 가장 사업성이 높고 상징성까지 갖춘 '메인 사업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이미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양사의 경쟁구도는 기정사실화"라고 말했다.
이어 "양사 모두 '브랜드 타운화', '뉴타운 내 차별화'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수주전에 임하기 때문에 섣불리 승리를 예상하기 어렵다"라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높은 시공능력을 갖춘 건설사이기에 어떤 회사가 시공권을 가져가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대결"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