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사업도 '연쇄 유찰'…재건축시장 기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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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이상 사업도 '연쇄 유찰'…재건축시장 기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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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반포 2차'·부산 '망미주공' 등 관심과 대조적으로 유찰
하반기 '대어급' 재건축 수주전 예고…기류변화 여부에 시선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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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일부 정비사업장에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붙으며 '재건축 시장의 회복세'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1조원 넘는 '대어급' 사업장의 유찰이 이어지며 재건축시장이 다시금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대어급 재건축 수주전이 예고된 가운데 관련 시장의 기류변화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사비 1조 4000억원 규모 서울 서초구 '신반포 2차 재건축'을 비롯해 '1조원' 규모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 등이 현장설명회 당시 관심과 대조적으로 단독입찰에 나서며 유찰됐다.

신반포 2차 재건축 조합 측은 지난 16일 마감된 입찰 의향서 제출기한까지 현대건설만이 유일하게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수주전의 특성상 2개 이상의 회사가 참여해 경쟁을 통한 시공사 선정이 이뤄져야하는 만큼 1차 입찰은 유찰이 확정된 셈이다.

이 곳은 공사비 '1조4000억원' 규모인데다 한강변과 강남 알짜 지역에 위치해 인기가 많은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하반기 서울시내 수주전 중 대어급에 속한 이유다. 

이처럼 높은 인기를 끌며 건설사들이 앞다퉈 참여 의향서를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건설만이 유일하게 참여의사를 드러내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다만 1차와 2차 모두 단독 입찰만 이뤄지면 그다음엔 해당 시공사와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게 될 예정이어서 시공사 선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의 경우 단 한곳의 건설사도 입찰을 하지 않아 더욱 주목받았다. 지난 1986년에 지어진 23개 동 2038세대의 망미주공아파트와 주변 상가 등을 19개 동 3200여 세대로 재건축하는 이 사업은 부산 내에서 세대수가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세대) 다음으로 많은 대형 정비사업장으로도 일찌감치 주목받은 바 있다.

이에 수주전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던 사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건설·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동원개발 등 7개사가 참여했을 정도로 관심도 높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입찰은 없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건설업계의 불경기와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이 가장 큰 요인이라 분석했다. 최근 서울시내 일부 알짜 단지에 건설사가 경쟁적으로 몰리긴 했으나, 이들 단지는 당시 사업장과 비교해 사업성이 조금은 떨어진다는 건설사들의 의견도 있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실제 신반포2차의 경우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착공 이후 건설사가 공사비 조정을 하지 못하는 조항도 내걸었다. 망미주공의 경우 400억원의 입찰보증금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건설사들 사이에서 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대어급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고된 가운데 아직은 재건축 시장이 위축됐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반기 중 한남4구역을 비롯해 서울시내 대형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고된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내 일부 알짜 사업장의 경우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입찰한 반면, 건설사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들거나 경쟁에 부담을 느낄 경우 입찰에서 과감하게 발을 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설사들의 선별수주가 더욱 까다로워지는 만큼 알짜 현장으로의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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