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장르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모바일 수집형 RPG(역할 수행 게임) 신작을 선보인다.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앞서 선보인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 크러쉬'가 흥행에 실패한 만큼 엔씨가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엔씨는 오는 28일 '호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6월 27일 배틀 크러쉬의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을 서비스한 지 약 2달 만이다.
호연은 60여 종의 캐릭터 중 5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팀을 구성하는 게임이다. 엔씨의 대표작인 '블레이드&소울'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실시간 전투'와 '턴제 전투'를 결합한 게임이다.
이용자는 MMO(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필드 기반의 PvE 콘텐츠와 다양한 기믹과 패턴을 가진 싱글, 파티 보스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문을 재건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 '유설'과 그 모험 속에서 등장하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담긴다.
호연은 장르 다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후 선보이는 엔씨의 올해 두 번째 신작이다. '리니지 라이크'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도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엔씨는 올해 2분기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66%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75% 줄었다. 지난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는 연이은 신작 실패가 뼈아픈 상황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와 지난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 크러쉬가 흥행하지 못했다.
이번 신작은 'TL 글로벌' 출시가 9월 17일에서 10월 1일로 연기되면서 다음달 매출을 책임져야 한다. 지난 2분기 '리니지M'이 소폭 반등했지만,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매출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만큼 호실적은 필수적이다. 매출뿐만 아니라 게임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까지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의 새로운 시도인 호연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단번에 2025년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반대로 호연 또한 유저들의 혹평 속에 흥행에 실패한다면 미래 신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증권가에서 호연의 흥행에 대해 다소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틀크러쉬의 아쉬운 흥행 성과에 따라 하반기 신작들의 기대감 역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냉정하게 최근 엔씨 출시작들의 퀄리티나 성과는 과거 대한민국 시가 총액 1위 게임사라는 타이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엔씨는 호연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호연의 경우 현재 최종 수정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일부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으로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연은 서브컬처와 MMORPG 요소가 모두 있는 독특한 게임"이라며 "애매한 장르로 인해 양쪽(서브컬처와 MMORPG)의 선택을 받지 못해 부진할 수도 있겠지만, 수집형 RPG인 만큼 어느 정도 실적은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