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406/599384_512218_142.jpg)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업황 악화에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보험사들이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 잡기에 나섰다.
외국인 고객이 매년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이 특화 지점 설계 및 외국인 보험설계사 양성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 특화 상품이나 보험 관련 서비스 등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단기 체류를 제외한 외국인은 191만명으로 2022년 말 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2030 젊은 연령대의 장기체류 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들은 잠재고객으로 국내 보험 산업의 신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들은 2022년 기준 약 69만명이 생명보험, 장기손해보험, 자동차보험에 1개 이상 가입했다. 보험가입률은 41%로 규모는 아직 작지만, 시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보험 가입자들의 상품 가입 성향은 내국인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생명보험의 경우 직장에서 가입하는 단체보험을 제외했을 때 건강·암·상해보험 순으로 가입 비중이 높고 장기손해보험은 상해보험이 가장 높았다.
보험연구원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내국인과 동일하게 외국인도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면 판매 비중이 높다며 외국인 근로자 현장 컨설팅, 외국인 주민 맞춤형 지원 정책 등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중 잠시 주춤하던 장기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며 "외국인 대상 보험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외국인의 특성을 감안해 기존 보험상품을 재정비하고 체류 목적과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외국인 특화 보험상품이 요구된다"라며 "앞서 진행하던 외국인 전용 비대면 채널 확보와 언어적·문화적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보험 가입 채널 확보에 대한 노력도 지속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외국인 고객 특화 지점 운영과 언어 지원 시스템 등 외국인 고객의 접근 편의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 관련 유용한 정보와 서비스를 외국어로 제공하는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외국인 특화지점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영업단의 경우 149명의 설계사 전원이 외국인으로 구성됐다.
교보생명도 업계 최초로 '신계약 모니터링 외국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보험계약 후 전화 통화로 중요 내용 확인 여부 등을 묻는 과정에서 영어·중국어 등이 가능한 상담사를 배치해 원활한 상담을 돕는다.
한화생명의 경우 자회사 법인영업대리점(GA) 한화금융서비스 영등포광명지역단, 하남시 가평지점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 설계사 비중이 80%에 달한다. 한화생명은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 설계사 교육자료를 중국어와 베트남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으며 다른 언어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2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역콜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통화 중 영어·일본어·중국어·한국어 등 4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 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보험 가입을 원하는 외국인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외국인의 다양성에 대비한 특화 상품과 관련 소비자 보호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